추진위·홍익대 총학생회 “소녀상 설치 장소 다시 협의”

 

제99주년 3.1절인 1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 ‘마포구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되지 못하고 놓여있다. 서울 마포시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는 이날 제막식을 진행하려 했으나 학교 측과 협의가 되지 않아 오는 4월 13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에 제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제99주년 3.1절인 1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 ‘마포구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되지 못하고 놓여있다. 서울 마포시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는 이날 제막식을 진행하려 했으나 학교 측과 협의가 되지 않아 오는 4월 13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에 제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3·1절을 맞아 1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마포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결국 무산돼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소녀상 건립에 앞장서온 마포구의회 이봉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3월부터 구의원 9명과 소녀상 건립을 얘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마포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애초 소녀상을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일본군 관사인 마포구 상암동 일본국제학교 앞에 세우려고 했다. 하지만 교통이 불편하고 인적이 드물어 소녀상을 세워도 많은 이들이 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 쪽을 설치 장소로 논했었다. 홍대 걷고 싶은 거리, 마포구청 등이 후보지로 얘기됐고, 홍대 정문 앞 국유지가 최종 장소로 선정됐다.

 

제99주년 3.1절인 1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 ‘마포구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되지 못하고 놓여있다. 서울 마포시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는 이날 제막식을 진행하려 했으나 학교 측과 협의가 되지 않아 오는 4월 13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에 제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제99주년 3.1절인 1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 ‘마포구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되지 못하고 놓여있다. 서울 마포시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는 이날 제막식을 진행하려 했으나 학교 측과 협의가 되지 않아 오는 4월 13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에 제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하지만 홍익대 측의 반대에 부딪혔다. 학교 측은 소녀상 설치에 대해 사전 협의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대학 캠퍼스는 국제적 공공성을 갖는 공간이라는 점, 또한 소녀상이 설치되면 시위집회 장소로 이용돼 학생들이 불편을 겪거나 안전상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점 등을 들어 설치를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진위 측은 3월 1일 제막식을 목표로 전날부터 홍익대 앞 공원에 소녀상 설치를 시도했지만, 학교 측 관계자들에 의해 소녀상 설치를 하지 못했다.

이봉수 의원은 결국 무산된 제막식에 대해 “오늘(1일) 원래 예정했던 제막식을 삼일절 기념행사로 전환하겠다”며 “제막식은 임시정부 수립인인 4월 13일로 결정했다. 소녀상 설치 장소는 최종 협의를 거쳐 다시 정하겠다”고 말했다.

 

홍익대학교 총학생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소녀상 설치 과정에 있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을 촉구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홍익대학교 총학생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소녀상 설치 과정에 있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을 촉구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홍익대 제52대 총학생회는 이날 “소녀상 설치를 위한 조속한 협의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총학생회는 소녀상 설립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제대로 된 학생의견 수렴 없이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달했던 상황은 비판한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소녀상 설치 장소를 결정할 수 있도록 총학생회 차원에서 소녀상 설치 위치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할 것이다. 학생회는 설문조사 이후 그 결과에 따라 해당 장소에 소녀상이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이들은 2월 20일 추진위로부터 소녀상 설치 도움 요청을 받았다. 이후 26일 마포구청에서 추진위와 홍익대 본부, 총학생회가 모여 소녀상 설립에 대해 논의했다. “학교 앞은 안 된다”는 학교 측의 주장을 수용해 추진위와 학생회는 대체 장소로 마포구의회를 제시했다. 하지만 마포구의회 의장은 의회 구성원의 동의 없이는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총학생회는 “지금부터라도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학생들의 결정에 따라 소녀상 설치 장소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홍익대 정문 앞 △교내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 △ 마포구의회 정문 앞 등을 소녀상 설치장소 후보지로 정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오는 3일까지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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