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열정, 올림픽 성화는 고대 그리스 때부터 이어져 온 올림픽 전통이다. 대회 시작 전 그리스 헤라 신전에서 태양빛을 이용해 첫 불을 붙인다. 이후 성화를 개최지로 옮겨 여러 주자들이 봉송하고, 개회식 성화대로 옮겨진 불은 올림픽 기간 내내 타오른다. 지난해 11월1일 인천광역시에 도착한 올림픽 성화는 이후 101일간 전국 22개 지역, 2018㎞ 구간을 돌아 지난 9일 평창 개회식장에 도달했다. 101일간 성화를 들고 나른 주자만 7500명이다.
각양각색의 여성들이 성화 주자로 나섰다. 전현직 여성 스포츠인들이 단연 눈에 띈다. 10대 때 알파인 스키 선수로 활동했고 지금은 카페를 운영하는 김현지 씨, 조정 국가 대표를 꿈꿨으나 부상으로 일찍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패럴림픽 종목인 ‘아이스 슬레지 하키’(아이스하키와 같은 룰로 진행하며 썰매에 앉아 경기를 펼침) 코치가 된 황선혜 씨, 2016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충남 최초로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을 딴 ‘피겨 꿈나무’ 최다희 선수, 전국 37개 대학 스키 동아리가 뭉친 ‘한국대학스키연맹’ 소속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서연 씨, 전주 전일초등학교 빙상부 담당 이유미 교사, 댄스 지도자로서 댄스스포츠 선수인 딸을 지도하는 엄마 이연 씨 등이다.
군인부터 해녀까지, 다양한 이력을 지닌 여성들도 성화 봉송에 동참했다. 강원도 최초 여성 철도 기관사로 코레일 강원본부 동해기관차승무사업소에서 근무 중인 김영희 씨, 철원에서 복무 중인 차보람 육군 대위, 3년 동안 착실하게 모은 돈으로 최근 늦은 대학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는 파티시에 박수진 씨, 광주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며 한부모가정 아동 등을 돌보는 박인자 문산지역아동센터 센터장, 부산의 관광명소인 감천문화마을·초량이바구길 등의 벽화와 조형물을 만든 화가 나인주 씨, 제주에서 훈련 중인 4년차 해녀 채지애 씨, 한화호텔앤드리조트 63빌딩 유러피안 레스토랑 워킹온더클라우드를 이끄는 조은주 수석 셰프 등도 주자로 뽑혔다. 한국에서 의료를 공부하고 있는 몽골인 아이나 씨, 한국학을 전공했고 앞으로 중국과 한국의 문화를 잇는 일을 하고 싶다는 중국인 강미 씨, 키르기스스탄 출신 결혼이주여성인 김디나 씨 등도 성화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