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73%는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한 번 이상 당해봤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다. ⓒAnastasiia Kucherenko/Shutterstock
직장인의 73%는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한 번 이상 당해봤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다. ⓒAnastasiia Kucherenko/Shutterstock

인권위 실태조사 결과 

직장인 73% “직장 내 괴롭힘 당해봤다”

관계 불편과 불이익 우려로 대개 참고 넘겨

약 70% “직장 내 괴롭힘 대응 교육·훈련 못 받아”

52% “현 직장에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정책·절차 없다”

인권위·국회, 13일 직장 내 괴롭힘 개선방안 토론회 개최

 

직장인의 73%는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한 번 이상 당해봤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다. 이 중 60%는 “대처해도 개선되지 않을 것 같아서”, “직장 내 관계가 어려워질까봐” 등 이유로 대처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정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연구교수는 지난해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약 2주간 1년 이상의 직장 경험이 있는 만 20~64세 성인 임금근로자 1506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를 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란 타인의 존엄성을 침해하거나 적대적, 위협적, 모욕적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행위를 뜻한다. 

 

김정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연구교수가 지난해 8월부터 9월까지 약 2주간 1년 이상의 직장 경험이 있는 만 20~64세 성인 남녀임금근로자 1506명을 대상으로 한 직장 내 괴롭힘 실태 설문조사. ⓒ국가인권위원회
김정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연구교수가 지난해 8월부터 9월까지 약 2주간 1년 이상의 직장 경험이 있는 만 20~64세 성인 남녀임금근로자 1506명을 대상으로 한 직장 내 괴롭힘 실태 설문조사. ⓒ국가인권위원회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3.3%가 “지난 1년 내에 1회 이상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론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낮은 성과평가, 징계, 해고 등) ▲인력감축을 목표로 한 괴롭힘(고유업무 박탈, 독후감쓰기, 업무편람 베껴쓰기 등 관련 없는 업무 지시, 퇴출부서 배치 등) ▲성차별적 조직문화(대학병원 간호사 장기자랑 강요, 성희롱․성추행 등) ▲상급자와 그 가족의 폭언, 욕설, 폭행, 사적 업무 지시, 공개적 모욕, 허위사실 유포 등이었다. 

가해자는 임원·경영진 등 상급자(42%), 임원, 경영진(35.6%), 특별히 누구라고 말하기 어려움(18%), 동료 직원(15.7%), 고객·거래처 직원(10.1%) 등 순으로 많았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응하는 직장인은 소수였다. “특별히 대처한 적 없다”는 답변이 60.3% 나왔는데, “대처해도 개선되지 않을 것 같아서”(43.8%) “대처했다가 직장 내 관계가 어려워질 것 같아서”(29.3%) 등이 이유였다. 괴롭힘에 대응한 직장인의 53.9%는 “결국 아무 일도 없었다”고 했다. 

 

애초에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직장인들의 인식이 낮았고, 제도도 미비했다. 응답자의 22.5%만이 “현 직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교육·훈련을 받았다”고 밝혔다. 자신의 직장에 “당장 적용 가능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정책이나 절차가 없다”는 답변율이 약 52%였다.

 

 

 

이러한 내용은 오는 13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릴 ‘직장 내 괴롭힘 실태 파악 및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자세히 소개될 예정이다. 국가인권위원회와 한정애․김삼화․이정미․강병원 의원실이 공동 주최하는 토론회로 현 직장 내 괴롭힘 실태를 살펴보고, 예방·규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날 토론회에선 김 교수가 직장 내 괴롭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주형민 노무사·윤슬노동법률사무소 대표가 개인과 집단의 피해 사례 면접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전수경 ‘직장갑질 119’ 활동가는 지난해 말부터 오픈카톡·페이스북으로 접수한 현장의 괴롭힘 제보 사례를 소개한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신속하게 구제하기 위한 입법적·정책적 방안에 대해 발표한다. 이어 전형배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노사정 관계자들이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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