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사러 가면 우선 점원들이 한번 쳐다보고 맞는 옷이 없다는 말부터 먼저 해요. 난 아직 옷을 보지도 못했는데…” 옷을 사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고 부담인 사람들, 이런 경험을 한 큰 사람들이 직접 큰 옷을 기획하고 문을 열었다.

“제가 몸이 크니까 맞는 옷이 없어서 직접 옷을 만들어 입었죠. 그러다가 큰 사람들을 위한 옷을 생각해 낸 거예요. 보는 시각과 마음이 저랑 맞아서 더 쉽게 옷을 만들 수 있어요.” 이태원의 큰 옷가게들 중 하나인 ‘빅시스터’의 사장 박영아씨의 말이다. 이태원은 외국인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곳이라 큰 옷이 일찍 등장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국내인을 대상으로 방향을 바꾸어 가고 있다.

~23.jpg

◀ 빅시스터의 박영아 사장이 매장에서 판매하는 44인치의 바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태원의 2층 작은 공간에 위치한 빅시스터는 8년 전부터 큰 옷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옷을 제작했다. 프리스타일의 힙합 옷을 제외하고 남성복을 주로 만들었는데, 최근에는 맞춤 여성복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요즘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의 여성들이 많이 찾아요. 여성복은 많이 만들지 않았는데, 얼마 전 방송에 소개된 후 갑자기 여성복을 찾는 사람이 늘었어요. 예전에 10∼20%였던 여성고객이 지금은 80%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여성분이 원하실 줄은 예상 못했습니다.”

박씨는 남성들 옷은 치수가 커도 형태가 유사하지만 여성복은 같은 치수 옷도 부위별로 치수가 다르게 나와 같은 사이즈의 사람이라도 옷이 맞지 않아 제작의 어려움을 겪는다고 덧붙인다.

자녀를 데리고 와 매장의 여성복을 둘러보다가 99사이즈 원피스를 집어든 30대의 여성은 매장직원이 다가와 몸이 크지 않다는 말을 하며 친절하게 옷을 설명하자 기분이 좋아졌다. 99부터 140이 넘는 사이즈까지 다양한데 88은 이곳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작은 치수이다. 이곳의 옷가격은 티셔츠 1만원부터 남방 2만원, 자켓은 6만원선이다.

전문매장·인터넷 쇼핑몰 주문 늘어

소비자 취향맞는 맞춤 여성복 준비중

큰 여성들 “다양한 옷 갖춘 공간 늘렸으면”

빅시스터는 지방에 있는 손님들을 위해 올해 초 인터넷 사이트에 쇼핑몰을 만들었다. 그러나 처음 기획과는 달리 애로가 많다. 박씨는“저희는 옷 한벌당 10벌 내로 제작하기 때문에 기존 고객들이 미리 옷을 사가서 인터넷에 올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금방 품절이 되기도 합니다”라고 말한다.

한편 ‘졸리네 옷가게’나 ‘큰사람의 큰옷’,‘X 사이즈’등도 인터넷 쇼핑몰을 열었다. 이중 작년에 시작한 ‘큰사람의 큰옷’은 회원의 반 이상이 여성이다. T셔츠와 바지를 전문으로 하며 사이즈는 105이상, 허리는 40∼52인치까지 다양한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가격은 바지와 T셔츠 1∼2만원대, 트레이닝복은 4만원대이다. 남성민 사장은 “직접 오지 않고 이메일과 전화로 이야기를 나눈 후 믿고 사십니다. 지방엔 큰 사람들을 위한 옷가게가 없어서 지방분들이 연락을 많이 합니다”라고 말한다.

‘졸리네 옷가게’의 상품기획자(MD) 박선영씨 역시 이런 이야기를 한다. “사이즈 큰 사람들이 옷가게 가는 걸 더 꺼려서 인터넷 사이트의 옷이 잘 팔리는 것 같아요. 반품이나 교환이 가능하니까 많이 이용하고,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어서 사는가 봐요.”

@23-1.jpg

▶ 최근들어 큰 옷을 찾는 여성고객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옷을 구입하러 나온 30대 여성과 빅시스터의 내부 모습.

사진·민원기 기자 minwk@womennews.co.kr

최근 방송 이후 엄청난 손님이 모이고 있는 여성옷 전문쇼핑몰 ‘졸리네’는 처음 문을 열었던 시스템으로 감당할 수 없어서 지난 13일부터 25일까지 업데이트 작업을 위해 일시 정지했다. 게시판에도 이런 상황을 알려주듯 보름 이상 늦어지는 상품 배송을 독촉하는 구입자의 글로 가득차 있다. 졸리네의 경우에는 MD가 직접 동대문에서 시장조사를 한 후 큰 사이즈로 만들 수 있는 디자인을 선택하여 주문제작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손님들은 맞춤형을 원하는데 준비할 것이 많아 사이트의 업그레이드가 마무리가 되면 가을부터 맞춤 양장을 다양하게 소개하려고 합니다”라고 졸리네는 말한다.

몇몇 가게와 인터넷 쇼핑몰 등 소수의 공간으로는 몰려드는 많은 여성들의 욕구를 채워주기에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 다양한 옷을 선택할 수 있는 많은 전문 매장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빅시스터의 박영아 사장은 며칠 전 박씨의 몸을 날씬하게 바꿔보고 싶다는 다이어트약 판매회사의 전화를 받았는데 그런 제의를 정중하게 거절했다.

“여성들이여, 당당하게 살고 맘껏 즐기십시오.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이 있고 자신의 몸에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면 무조건적으로 살을 뺄 필요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마음을 즐겁게 먹고 즐거운 인생을 삽시다.” 그가 ‘큰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이최 현주 기자 nora01@womennews.co.kr

큰옷을 파는 곳

졸리네 옷가게 www.jollysea.co.kr

전화 (02)2285-5885, 팩스 (02)2285-5885

큰사람의 큰옷 www.tobebig.co.kr

전화 (02)858-2473 이메일 webmaster@tobebig.co.kr

X 사이즈 www.xsize.co.kr/mainf.php3

전화 (02)525-4156

빅시스터 www.bigsister.co.kr/ 빅시스터

영업시간:9:30~21:00, 전화 (02)797-5447

매장위치: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하차한 후 1번, 4번출구

에서 삼각지 방향 100m도보 뉴킹타운2층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