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3.1운동과 여성’ 100주년 기념 토론회 ‘세계평화의 길, 한국여성독립운동에서 찾다’가 열리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3.1운동과 여성’ 100주년 기념 토론회 ‘세계평화의 길, 한국여성독립운동에서 찾다’가 열리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내년에 100주년을 맞이하는 3·1운동에 앞서 여성독립운동가 연구와 발굴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요구가 많다. 올해 1월 기준 독립유공자로 포상된 독립운동가는 1만4830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은 3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특히 당시 봉건적 시대 상황에서 여성의 독립운동은 다양한 의미가 있고 참여 방식 또한 다양하기 때문에 새로운 관점에서의 접근도 요구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3·1운동과 여성’ 범국민 발대식 및 정책토론회가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와 김중로 국민의당 국회의원 주관으로 29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지난 광복절 기념식에 독립운동가를 대표해 애국가를 제창한 오희옥 애국지사도 참석했다. 오희옥 지사는 할아버지, 아버지의 뒤를 이어 3대에 걸쳐 독립운동을 실천한 대표적인 여성독립운동가이며,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와 한국독립당에서 활발히 독립운동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990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애촉장을 받은 바 있다.

이준식 독립기념관장은 축사를 통해 “여성은 남성 못지않게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직접 독립운동의 일선에서 활동하면서 이름을 남긴 경우도 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독립운동에 기여한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우리 민족의 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참여없는 독립운동은 반쪽짜리 독립운동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석한 이홍규 동서대 중국연구센터 부센터장은 “여성의 독립운동이 단순한 정치적 시민권 운동을 넘어 세계평화를 주창하는 세계평화시민권 운동”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센터장은 그 근거로 “일제 치하에서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자각하고 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위한 투쟁을 대한민국 독립운동 속에서 벌였다”면서 “이는 남녀 차별없는 시민권 확대의 함의가 여성 독립운동에서 새롭게 발견돼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형목 독립기념관 선임연구위원은 1919년 이후 한국의 여성 독립운동이 국제화되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독립운동자금을 내고 국가 건설에 참여한 점에 주목했다. 또 여성이 광복군 전투요원으로도 들어갔다는 점은 세계독립운동사에서도 매우 드문 일이라고 설명하면서 구성원으로서 여성독립운동가의 삶이 오늘날 대한 이끌어가는 힘이라고 말했다.

지방에서 활동한 여성독립운동가들에 대해서 주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원대학교 재학생 김채운 씨는 “3·1운동은 지역과 성별,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전국적으로 모든 계층이 동시다발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원 여성독립운동의 가장 큰 특징은 여성이 주체적이고 자발적으로 항일독립운동대열에 합류했다는 것인데, 이러한 특징은 역사적으로 소외받은 지리적 위치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청소년 교과 인성교육모델로서 여성독립운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서울대 인성교육연구센터 박영하 교수는 는 “교육기본법이 제시하는 우리의 교육이념은 홍익인간, 즉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말로 풀이되는 이 말은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이기도 하다”면서 “이 이념에 가장 잘 부합하고 가장 잘 실천한 사례가 3·1운동”이라고 주장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 소장은 “청소년들과 더 열심히 뛰어서 해외에서 여성독립운동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