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장주 경상북도 행정부지사

27년 공직생활 중

20년 경북서 보낸

지역 현안 전문가

‘현직효과’ 없지만

‘주목효과’에 기대

 

6.13 지방선거 열기가 서서히 달궈지고 있는 가운데 현역 경상북도 행정부지사인 김장주(사진·54) 부지사가 출마 의사를 피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북은 일찌감치 선거운동 모드로 돌입했다. 이미 자유한국당 소속 전현직 국회의원과 전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출마 선언을 했고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각 정당 소속 후보자들이 선거에 뛰어들 전망이다.

김 부지사는 출마 이유에 대해 “지금의 경북은 심각한 고령화 사회로 진입 중이다. 경북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변화와 혁신”이라며 “공직생활 27년의 경험을 도정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는데 쓰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인지도 면에서 현직 의원들을 넘어서기 어렵지만 퇴직을 하고 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나면 ‘현직효과’는 볼 수 없어도 ‘주목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도지사는 정무적인 감각이 있는 행정가가 해야 한다”면서 “도청에서 오랫동안 근무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23개 시·군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젊다는 것이 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지사는 특히 “50대가 할 수 있는 일이 60대 이상보다 훨씬 많다”면서 ‘50대 기수론’(젊은 지도자론)을 내세웠다.

김 부지사는 포항고,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행정고시 3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27년간의 공직 생활 중 20년을 경북에서 보냈다. 행정안전부 지역희망일자리추진단장,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안전행정부 중앙공무원교육원 기획부장 등 중앙정부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다음은 김 부지사와의 일문일답.

 

-아직 젊고, 공무원 임기가 6년 남았다고 다음에 나오라는 이야기도 있다.

“후보자들도 대부분 60대, 70대다보니 상대적으로 젊어 보일 수는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경기도, 대구시, 충청도, 제주도 등 전국적으로 50대 광역단체장들이 이미 포진하고 있지 않은가. 대선의 물망에 오르기도 했던 그들은 매우 혁신적이고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어 50대가 할 수 있는 일이 60·70대 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퇴임하고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개인의 욕심으로 보일 수 있고 50대 후반이나 60대를 넘길 수도 있다. 경상북도는 서울 면적의 31배, 전국의 20%다. 현안을 꿰뚫어 도정을 이끌어 가자면 사회 변화를 읽어내는 감각, 대처능력이 좀 더 뛰어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도지사의 역할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모든 정책의 중심은 사람이다. 도시와 농어촌 등 현장에서 도민들의 생각을 듣고 이를 정책으로 만들어 나누는 것, 도민들이 행정 안에 있다고 느끼며 삶의 지평을 넓혀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도지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대 흐름을 잘 읽어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통찰력, 미래를 정책으로 만들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추진력, 사회변화에 따른 유연성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산업·지역·에너지·무역 등 빠르게 변하는 사회 환경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대응책을 마련해 목표 실현을 위한 전략 추진으로 경북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면 되지 않을까.”

 

-‘할 수 있다’는 정신의 배경은.

“영천댐 건설로 태어난 곳이 수몰되면서 포항으로 이사했다. 수몰 보상금이 아버지의 노름판에서 사라져 공동화장실과 수도를 써야했던 용흥동 판자촌에서 살았다. 공부를 잘했던 저를 택시운전사였던 큰형이 서울로 데려갔지만 사업 실패로 다시 포항에 내려왔다. 아버지는 대학 진학 대신 포항제철에 취직하라고 성화였지만 대학을 갔고 외삼촌의 권유로 바로 해병대에 입대했다. 아마 세상을 배우라는 뜻이었던 것 같다. 제대하고 대학을 다니면서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위해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었다. 공사장에서 고시원에서 일을 하며 새로운 변화에 견뎌가는 법도 배우고, 당연해 하지 말고 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가지면서 세상과의 관계를 넓혀왔다. 유년시절부터의 삶의 경험들이 할 수 있다는 긍정의 힘을 길러 준 것 같다.”

 

-‘젠더평등’은 중요한 사회적 의제다. 지방 행정에 어떻게 녹여왔나.

“경북도정 전반에 성인지 관점을 투영, 남녀 사이의 평등만이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한 성평등 정책을 펼쳐왔다. 여성 경제활동 참여 확대, 성평등 문화 확산, 여성권익신장, 가사와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여성 취업, 역사 속의 여성인물 발굴, 각종 위원회 여성위원 참여 확대, 여성들의 소통과 다양한 정보공유를 위한 SNS 소셜 플랫폼 등으로 경북여성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경북에서 성평등지수 제고와 성평등 인식 확산에는 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여성노동의 변화, 비정규직과 중소기업에 편중된 낮은 질의 여성 일자리, 젠더적 불평등에 기인한 여성폭력 등의 문제에 더 성평등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보며 앞으로 이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보건복지여성국장 시절 시·군을 다니며 출산 장려에 나섰다가 마흔넷에 셋째를 낳았다. 둘째 딸과 15세 차이가 나는데 늦둥이를 길러보니 저출산 문제가 현실로 다가왔다. 저출산은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국가와 지자체가 나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2017 올해의 히포시 리더’상을 수상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남성 참여는 매우 중요하다. 경북의 경우 성평등 의식 확산에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유엔여성(UN Women)의 히포시(HeForShe) 캠페인은 이러한 문제에 인식한 새로운 접근으로 필요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히포시 캠페인 확산으로 성평등 의식이 생활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책에 이를 반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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