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 ⓒ충북도의회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 ⓒ충북도의회

인터뷰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

충북도의회 첫 여성 의장

“정치하면서 ‘사람의 소중함’ 많이 배워”

 

“직책이나 권력을 통해 조금 더 제도화 된 곳에서 세상을 바꾸는 일에 미력하나마 역할을 할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희망과 강한 열망으로 정치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고등학교 사회교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대학 강사를 거쳐 충북도 복지여성국장(개방형), 충북도 청소년종합지원센터 원장을 지낸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은 현실과 괴리된 청소년, 여성정책·제도에 무기력을 느끼면서 정치에 참여하게 됐다. 이후 2010년 초선 광역의원으로 충북도의회에서 의정활동을 시작했으며, 재선 의원이 된 후 2016년 7월에는 충청북도의회 65년 의정사상 최초의 여성 의장으로 당선돼 의정활동 막바지를 달리고 있다.

“충북도민의 기대와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거웠던 만큼, ‘여성의 섬세함, 어머니의 강인함’으로 세심하게 민생을 살피고자 도민의 부름이 있는 곳에는 어디든 마다않고 달려가 도민과 소통하고자 노력했다”는 김 의장의 담담한 소회에서는 아쉬움도 묻어났다.

-지난해 충청북도의회 의정활동 성과는.

“청주국제공항 모기지 항공사 설립촉구, 쌀값 폭락에 따른 대책마련 촉구 등 총 10건의 결의문과 건의문을 채택하여 도민의 대표로서 도민의 애끓는 목소리를 대변하려 노력했다. 또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해 바깥으로는 충청남도의회와의 공조를 강화하고 안으로는 초당적 협력을 통해 세종시의 KTX 세종역 신설 시도를 완벽하게 무산시켰다. 이중에서도 특히 충북도의회 사상 최초로 도와 도교육청의 2018년도 당초예산에 대한 예산분석 토론회를 개최하여 도민의 혈세가 단 한푼도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지방재정 파수꾼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던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의장으로서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열린 의회, 소통하는 의회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작년 4월 임시회부터는 본회의 전자투표 시스템을 구축해 전자투표로 의안을 처리, 도의원의 정치적 소신과 소명 등을 공개적으로 밝혀 책임·열린 의정 실현을 위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의사당 작은 음악회’를 열어 엄숙하기만 한 본회의장을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 채워 호응도 얻었다. 또 8월에는 그간 본회의에 국한됐던 인터넷 방송과 모바일 서비스를 상임위원회까지 전면 확대해 언제, 어디서든 도의회의 모든 활동과 도민의 세금이 어떻게 쓰여 지는지 여과없이 보실 수 있도록 공개해 도민 여러분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한발 더 다가섰다고 본다. 지난 7월 사상 초유의 물난리가 났을 때 강행한 해외연수와 그에 따른 후폭풍, 일부 의원의 부적절한 처신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충북도의회의 위신마저 추락했던 일 등은 아직도 가슴시린 기억이다. 또 제천 화재 사고로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 유가족들을 위해 지원 대책을 강구해 상처 치유에 적극 노력해나갈 것이다.”

-올해 충북도의회의 운영 목표는?

“4년 임기가 종료되는 2018년은 10대 도의회의 결실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존중과 배려’의 자세로,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정착시켜 지역현안 해결에 힘을 모으는 초당적 협치의 의회를 만들고자 노력할 것이다. 도민중심·민생중심의 의회를 실현하기 위해 현장을 보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며, 이를 통해 도민들의 단 소리는 물론 쓴 소리까지 귀 기울여 들어 의정활동에 적극 반영하고, 책상에 앉아서 하는 탁상의정이 아닌 우리 의원들을 필요로 하는 곳에 직접 찾아가 민생 현장을 살피는 현장의정을 강화하여 주민을 대변하는 참의회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자유한국당 전국여성지방의회 공동대표 등 여성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11월 선출돼 400여명의 여성 지방의원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특히 실질적 양성평등을 보장할 수 있는 헌법 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여성의 지방정치 참여 확대와 위상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헌법 개정과 여성의 미래’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 참석해 남녀동수 대표성 조항의 개헌을 제안했다. 지난 9월에는 이주영 국회개헌특위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실질적인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헌법 개정의 필요성을 적극 건의했다. 30년 만에 개정될 헌법에는 그동안의 시대적 변화와 다양한 국민적 요구가 빠짐없이 반영돼야 하며, 그 중심에 있는 양성평등 개헌은 현행 헌법이 가진 소극적 차원을 탈피해 양성평등에 대한 국가적 의무를 명시하고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보다 활발히 지원할 수 있는 적극적 차원에서의 개헌 논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충북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정치를 하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은 어떠한 정책이나 제도도 직책이나 권력만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것, 특히 도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어떠한 도전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는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정치를 하면서 ‘사람의 소중함’ 을 많이 배웠으며, 지금 이 순간도 도민들께, 동료의원들께 ‘큰 빚’을 지며 살아가고 있다. 사람에 대한 빚, 성원과 믿음에 대한 빚, 부족함과 격려의 빚 등 저는 한낱 ‘빚쟁이’나 다름없다. 제가 평생 이뤄야 할 버킷리스트는 ‘빚을 갚는 일’일 것이며, 사람에 대한 가치있는 빚을 제대로 갚기 위해 앞으로 더 열정을 다해 도민을 사랑하고 섬길 것이다. 도의회의 존재 이유와 가치 역시 도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어 충북 발전과 더불어 도민의 행복을 견인할 수 있는 정책이나 제도를 현실화, 구체화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도민’이라는 공통분모 위에 초당적 소통과 협치로 ‘일하는 의회’를 만들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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