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계 미국인 전문가에게 성차별적·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Flic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계 미국인 전문가에게 성차별적·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Flickr

숱한 차별·혐오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국계 미국인 전문가에게 성차별적·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개인의 외양만을 보고 출신을 따져 묻고, “예쁜 한국인 아가씨”라는 전형적인 성차별 표현을 사용했으며, 마치 출신지나 민족에 따라 그 사람의 업무가 결정된다는 투의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다.

미국 NBC뉴스는 12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과 민족에 대한 발언으로 예법을 어긴 역사’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NBC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가을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파키스탄에 장기 억류된 가족의 석방 문제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당시 브리핑을 한 미 정보기관 소속 인질 협상·정책 분석가는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여성에게 “어디 출신이냐”고 거듭 물었다. 여성이 “뉴욕” “맨해튼”이라고 답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네 사람들(your people)”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재차 캐물었다. 

이 여성이 자신의 부모가 한국 출신이라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옆에 있던 고문을 향해 “예쁜 한국인 아가씨(pretty Korean lady)”가 왜 대북 협상 파트에서 일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느냐는 투로 말했다. NBC에 이를 알린 제보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 여성이 어느 민족 출신인가가 그의 경력을 결정한다고 여기는 듯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 측은 NBC의 보도 내용에 관해 아직 해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여성혐오와 성소수자·인종차별적 언행을 일삼아 국제 사회의 손가락질을 받아 왔다. 그는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여야 의원 6명과 이민정책을 논의하다가, 아이티,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두고 ‘미국이 왜 “거지소굴 같은 나라(shithole countries)” 사람들을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투로 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관련 보도 이후 국제 사회의 비난이 쇄도했다. 아이티 정부는 자국 주재 미국 대사를 소환해 항의했고, 엘살바도르 정부도 공식 성명을 내어 “미 정부의 명확한 설명이나 부인을 요청”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표기구인 아프리카연합(AU)도 성명을 내고 해당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연합유엔(UN)은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내가 센(tough) 표현을 사용하기는 했으나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다”며 발언한 사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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