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 참사 유가족들은 10일 이번 사고를 세월호 참사와 비교하며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호소했다.
유가족 대표인 류건덕 씨는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제천 화재사고 관련 현안보고에 참석해 “세월호 사건의 허망함과 분노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똑같은 경험을 하게 됐다. 청해진(세월호 소유주)이 건물주로, 해경이 소방으로 바뀌었을 뿐”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류씨는 “저희 유가족은 화재 초기부터 소방(당국)을 향해 목이 터져라 내부 진입을 요청했지만, 세월호 때 해경이 온 가족들의 바람을 외면한 채 선채에 진입하지 않았듯, 소방관들은 유가족의 절규를 외면한 채 건물 내부로 진입하지 않았고, 건물주와 직원들도 이용객의 탈출보다는 자신들의 안위를 먼저 챙겼다”고 밝혔다.
류씨는 “숨막히는 화염에 갇힌 29명의 희생자들은 가족들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숨을 거뒀다”며 “세월호 때와 무엇이 달라졌나. 두 참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2층 여성 사우나의) 20명은 속옷도 입지 못하고 겉옷만 겨우 걸친 채 소방관이 창문이라도 깨면 뛰어내릴 수 있게 기다리다가 질식했다”며 “소방이 비상문만 개방했으면, 창문만 파괴해 줬더라면 질식하지 않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요청한 7가지는 △충북소방본부 상황실에서 화재신고내용을 제대로 전달했는지, 현장지휘관은 현장 대원들에게 상황실의 지령을 제대로 전파했는지 여부 △2층 여자 사우나실에서 사망한 20명이 생존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16시20분께까지 소방관들이 진입하지 못한 이유 △소방 책임자급의 각 현장 도착시간 및 도착 후 초기 현장 대응의 적절성 여부 △최초 2층 진입 지시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와 2층 진입지시를 한 시간 △16시6분께 도착한 구조대장이 2층 비상계단 진입을 포기한 이유 △충북소방본부 상황실과 제천 현장대원 사이 무전교신이 불능이었던 이유 및 굴절 소방차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이유 △시급한 인명구조보다 우선해 액화석유가스(LPG) 탱크 주변 화재 진압에 집중했는데 당시 폭발 위험성이 컸는지 여부 등이다.
류씨는 “소방 합동조사단은 저희들에게 최선을 다했고 전체적으로 적절한 대응이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런 결론에 동의할 수 없다”며 “특정인을 처벌해 달라는 건 결코 아니고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철저히 해서 저희와 같이 아픔을 겪는 사람이 다시는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