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중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병문안 하고 있다. ⓒ청와대
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중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병문안 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청와대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8명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고 입원한 김복동 할머니의 병문안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만 별도로 청와대에 초청한 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용수 이옥선 길원옥 할머니등 위안부 피해자 8명을 청와대로 초청, 본관 충무실에서 오찬을 하면서 2015년 박근혜정부가 일본과 맺은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할머니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할머니들의 뜻에 어긋나는 합의를 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오찬에는 강경화 외교·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합의는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정부가 할머니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내용과 절차가 모두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지난 합의가 양국 간의 공식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나, 그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천명했다”며 “오늘 할머니들께서 편하게 여러 말씀을 주시면 정부 방침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은 2015년 12월28일 위안부 문제를 불가역적으로 해결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이른바 12·28 위안부 합의를 했다. 외교부 '한일 위안부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가 지난달 27일, 12·28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밝혔고 문 대통령은 하루뒤 피해자 중심 해결 원칙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깍듯한 예우로 일관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본관 현관 입구에 서서 할머니들을 일일이 맞이했다. 의전용 차량도 제공해 이동을 도왔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도 “저희 어머니가 91세이신데 제가 대통령이 된 뒤로 잘 뵙지 못하고 있다. 오늘 할머니들을 뵈니 꼭 제 어머니를 뵙는 마음”이라며 “할머니들을 전체적으로 청와대에 모시는 게 꿈이었다. 국가가 도리를 다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봐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김복동 할머니를 만나 “할머니께서 쾌유하셔서 건강해지시고, 후세 교육과 정의와 진실을 위해 함께 해 주시기를 바라는 국민들이 많다”고 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문 대통령에게 “일본의 위로금을 돌려보내주어야 한다. 법적 사죄와 배상을 하면 되는 일이다. 그래야 우리가 일하기 쉽다”라며 문 대통령의 관심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위안부 해결 구상은 다음주 10일 예정된 신년 기자회견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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