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소녀상 관련 ‘이면 합의’ 사실이었다
위안부 소녀상 관련 ‘이면 합의’ 사실이었다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7.12.27 16:16
  • 수정 2017-12-28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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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한일 위안부 합의

TF 검토 보고서 공개

“유네스코 등재 지원에

관여말라” 박 전 대통령 지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외교부에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TF 결과에 대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외교부에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TF 결과에 대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015년 12월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합의 당시 한국 정부가 주한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 등이 담긴 사실상 이면 합의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의 결과 보고서에 대해 12월 27일 공개했다.

TF는 지난 5개월간 2014년 4월의 제1차 국장급 협의부터 2015년 12월의 합의 발표까지의 관계부처 주요 자료를 검토하고 핵심 관계자에 대한 면담을 진행한 끝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TF 보고서는 “위안부 합의에는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 발표 내용 이외에 비공개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공개 부분을 별도로 만드는 것은 일본 쪽 희망에 따라 이병기 당시 국정원장(이후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표를 맡은 고위급 협의에서 결정됐다. 비공개 내용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 피해자 관련 설득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 문제 △제3국 기림비 지원 문제 △성노예 용어 사용 문제 등이다.

이에 한국 측은 “관련 단체 등의 이견 표명이 있을 경우 한국 정부는 설득을 위해 노력함”, “(소녀상 이전 문제는) 관련 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함”, “(제3국 기림비에 대해) 한국 정부는 이러한 움직임을 지원함이 없이 한일 관계가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함”, ‘성노예' 표현 사용 중단 요구에 관해서는 “공식 명칭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일 뿐"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보고서는 합의문에 ‘이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한다’는 표현이 포함된 것에 대해선 “2015년 4월 제4차 고위급 협의에서 한국 쪽은 ‘사죄’의 불가역성을 강조했는데, 당초 취지와 달리 합의에선 ‘해결’의 불가역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맥락이 바뀌었다”며 “(당시) 외교부는 잠정 합의 직후 국내 반발을 예상해 ‘삭제가 필요하다’는 검토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지만, 청와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위안부 합의 타결을 서두른 것과 관련해서는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라는 미국 정부의 압박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한·일 관계 악화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함으로써 미국이 양국 사이의 역사 문제에 관여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외교 환경 아래서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와 협상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조속히 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맞았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보고서 발표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위안부 문제는 전시 여성 성폭력에 관한 보편적 인권의 문제로서 위안부 합의는 여타 외교사항과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면서 “특히 당사자인 피해자들께서 생존해 계신 만큼 피해자 중심 접근을 충실히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TF 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피해자 중심 접근’에 충실하게 피해자 관련 단체 및 전문가 의견을 겸허히 수렴해 나가고자 한다”며 “아울러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도 감안하면서 위안부 합의에 대한 정부 입장을 신중히 수립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외교부의 보고서 공개에 맞춰 여성가족부도 화해·치유재단과 유네스코 등재 추진 사업 중단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단의 설립과 지원은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1월6일 외교부로부터 전달받은 박 전 대통령 지시 사항에 따라 신속하게 진행됐다. 그러면서 일본 측 거출금과는 별도로 정부가 화해·치유재단에 인건비와 관리비 등을 운영비조로 부적절하게 지원했다. 통상 민간단체에 경비를 보조할 때에는 보조받는 민간단체가 관련 사업 수행실적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화해·치유재단은 사업 수행실적이 없음에도 국고의 도움을 받았다.

당시 예산이 중단된 유네스코 등재 지원사업과 관련해서도 박 전 대통령이 2016년 1월 6일 “유네스코 등재 지원 사업에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관여하지 말고, 추진 과정에서 정부 색을 없애도록 하라”고 지시해 사업 지원을 중단했다.

또 재단이 피해자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정부와 재단 관계자가 피해자들에게 한·일 합의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현금 수령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거나 설득하는 발언들을 확인 할 수 있었다는 게 여가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이날 향후 재단 운영 방향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정부의 이같은 발표 직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앞에서 시민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는 위안부 태스크포스(TF) 결과와 피해자들의 요구를 수용해 한일 합의 폐기를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아베 일본정부에 요구할 것으로 “‘2015한일합의를 근거로 한 반인도적 전쟁범죄인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왜곡·부정’ 중단, ‘2015한일합의를 정치·외교 입지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일체의 언행’ 중단, ‘피해자들을 배제한 채 위로금 10억 엔으로 체결된 2015한일합의 이행강요를 주장하는 일체의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이어 정부가 △피해자 배제, 국제인권기구 권고 무시 2015한일합의 무효화 △범죄사실 부정·은폐, 법적책임 면죄부 준 일본정부의 ‘위로금’ 10억 엔 반환 △위로금 수령 종용, 위로금 부정 지급 화해치유재단 해산 조치 △국제기구 권고에 따른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의 완전한 인권회복을 위한 조치를 이행할 것을 정대협은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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