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여성신문이 만난 인물 ⓒ여성신문
2017 여성신문이 만난 인물 ⓒ여성신문

2017년 <여성신문>이 만난 인물들은 콘크리트 바닥에 누워 ‘월경권’을 외치던 여성들부터 끊임없이 발생하는 여성혐오 범죄를 규탄하는 이들과 ‘페미니스트’를 선언한 유력 대선 후보까지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올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페미니즘 관련 이슈가 쏟아지며 논의가 확장된 해입니다. 왁싱숍 살인 사건, 생리대 사태, 낙태죄 폐지, 성별임금격차 해소 등 다양한 이슈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 거리에 나선 이들을 만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지난 8월 한여름 더위에도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 수십명의 여성들이 모였습니다. 한 남성이 여성 혼자 일하는 왁싱업소를 찾아가 여성 사장을 살해한 ‘왁싱숍 살인 사건’을 계기로 ‘여성혐오 살인’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날 모인 여성들은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한 번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이지 말라’고 외쳤습니다.

겨울 칼바람도 목소리를 내기 위한 여성들의 발걸음을 붙잡지 못했습니다. 12월 2일 세종로공원에 검은옷을 입은 여성들이 등장했습니다. 낙태죄 폐지를 위한 ‘검은 시위’에 참여한 이들입니다.

여러 여건 상 한자리에서서 만나기 어려웠던 이들도 <여성신문>을 통해 얼굴을 마주했습니다. 영페미니스트와 뉴페미니스트가 한 자리에 모여 ‘연대’와 ‘생존’에 대해 논의했고 각 지역에서 근무하는 여성 경찰들은 한목소리로 “페미니스트 경찰관이 필요하다”고 외쳤습니다.

촛불로 시작한 올해에는 탄핵 국면에서 주목받은 인물들도 많았습니다. 131년 학교 역사상 최초 직선제로 선출된 김혜숙 이화여대 총장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 의 학내 비리 당시 학생들의 편에서 교수들의 시위를 주도한 인물입니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소신 발언으로 유명해진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남초 이공계 사회를 거쳐 공공기관장에 오르기까지 순탄치 않았던 여정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촛불시민의 힘으로 탄생한 새 정부는 ‘성평등 대통령’을 자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탄생으로 큰 기대감을 모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4월 21일 범여성계 연대기구가 공동주최한 ‘제19대 대통령 후보 초청 성평등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초대 내각 여성 비율 30%’를 포함한 다섯 가지를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성평등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약속대로 역대 정부 중 최다수인 6명의 여성 장관을 임명했습니다. 이 6명 중에서도 외교부 최초의 여성, 비고시 출신인 강경화 장관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87년 6월 민주화항쟁의 도화선이 된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권인숙 명지대 교수도 30년 뒤 정부의 성평등 정책 연구기관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이 돼 다시 만났습니다.

이 밖에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탄생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의 지은희 이사장과 윤미향 상임이사, 장애인 합창단 ‘에반젤리’ 이끄는 홍창진 신부, 40여년 간 활동해온 연극 연출가 한태숙, ‘암벽 황제’ 김자인 선수 등이 독자들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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