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인식개선프로젝트 영상공모전 수상자

최우수 고다미·이다혜·천신애

“성차별 개선은 모두 노력해야”

 

‘2017 청년포럼, 문화·예술이 젠더를 묻다 3차 포럼’이 지난 24일 서울 대학로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에서 열렸다. 사진은 이날 본행사에 앞서 열린 ‘성평등인식개선프로젝트 영상공모전’ 시상식.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017 청년포럼, 문화·예술이 젠더를 묻다 3차 포럼’이 지난 24일 서울 대학로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에서 열렸다. 사진은 이날 본행사에 앞서 열린 ‘성평등인식개선프로젝트 영상공모전’ 시상식.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애인 있어?” “결혼할 생각이 있는데 회사는 다니면 뭐해” 

“애 낳기 전에 꼭 미리미리 얘기해야 하는 거 알지?” 

“바빠 죽겠는데 출산휴가로 다른 사람들 바쁘게 해야 되겠어?”

‘성평등인식개선프로젝트 영상공모전’ 최우수상작 ‘Glass ceiling’은 요즘도 직장 내에서 흔히 오가는 성차별 발언을 조명한다.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발언들이 이어져도, 영상 속 여성들은 애써 웃으며 “아, 네” “결혼해도 열심히 할 거예요”라고만 답할 뿐 항의하지 않는다. 

대학 동기인 이다혜, 고다미, 천신애 씨로 구성된 ‘Fly Away’ 팀은 “보이지 않는 장벽, 우리나라 여성이 직면해 있는 현실을 직관적인 시선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최근 페미니즘이 화두에 오르면서, 우리 일상 속에서 성차별을 체감할 수 있는 주제가 뭘까 고민하다가 직장 내 성차별을 택했습니다. 여성들이 ‘이게 불편하다’, ‘이건 차별’이라고 말하기조차 어려운 현실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성평등인식개선프로젝트 영상공모전’ 최우수상작 ‘Glass ceiling’을 제작한 ‘Fly Away’ 팀 대표로 수상한 대학생 이다혜 씨.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성평등인식개선프로젝트 영상공모전’ 최우수상작 ‘Glass ceiling’을 제작한 ‘Fly Away’ 팀 대표로 수상한 대학생 이다혜 씨.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영상 속에서 여성을 향해 성차별 발언을 하던 남성은 다른 남성에게 “남자가 그렇게 몸이 비실거려서 쓰나” “남자는 말이야...” 같은 발언을 듣는다. “남성들 간 무의식적으로 오가는 성차별 발언이 결국 자기 뒤통수를 치는 셈이죠. 결국 성차별은 남녀 모두가 직면한 문제며, 개선을 위해서는 성에 관계없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습니다.” 이들은 “촬영부터 편집까지 꼬박 나흘에 걸쳐 제작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성평등인식개선프로젝트 영상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같은 음 다른 뜻’을 제작한 ‘쉬엄시험’ 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성평등인식개선프로젝트 영상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같은 음 다른 뜻’을 제작한 ‘쉬엄시험’ 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우수상은 ‘쉬엄시험’ 팀(조석제, 권영지, 이루리, 진수길, 남현서)이 제작한 ‘같은 음 다른 뜻’에 돌아갔다. 음은 같지만 뜻이 다른 한자어를 이용해, 익숙한 개념의 뜻을 새롭게 풀이했다. 가사노동의 ‘動(움직일 동)’을 ‘同(같이할 동)’으로 바꾸면 ‘집에서 일을 같이한다’는 뜻이 된다. 이들은 “가사노동은 여성만의 몫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이 함께 할 일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장려상 수상작은 두 편이다. 김수현 씨의 ‘말이 우리를 얽매지 않도록’은 ‘여자답지 않은’ 여자아이와 ‘남자답지 않은’ 남자아이가 남들의 시선 때문에 고민하는 모습을 그렸다. “일상적으로 쓰이는 언어가 어떻게 ‘여성성’과 ‘남성성’의 기준을 확립하고 우리 자신을 얽매는지 돌아보자”는 메시지를 던진다. 정지영 씨의 ‘누구에게나 좋은 성평등’은 남성들이 지닌 성 고정관념, ‘맨박스’를 깨자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이다. 정 씨는 “일반적으로 여성의 권리를 높이면 남성은 되려 역차별을 당할 것이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며 “성평등이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성평등인식개선프로젝트 영상공모전’ 장려상
 수상작 ‘말이 우리를 얽매지 않도록’을 제작한 김수현 씨.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성평등인식개선프로젝트 영상공모전’ 장려상 수상작 ‘말이 우리를 얽매지 않도록’을 제작한 김수현 씨.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성평등인식개선프로젝트 영상공모전’ 장려상
 수상작 ‘누구에게나 좋은 성평등’을 제작한 정지영 씨.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성평등인식개선프로젝트 영상공모전’ 장려상 수상작 ‘누구에게나 좋은 성평등’을 제작한 정지영 씨.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사)여성문화네트워크가 주최한 이번 공모전은 성평등 문화콘텐츠 보급·확산을 위해 마련됐다. 여성신문이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행사로 지난 8월 28일부터 10월 27일까지 진행됐다. 최우수상 수상자는 상금 200만원, 우수상은 100만원, 장려상은 50만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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