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2017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시상식 열려

도종환 장관, 정현백 장관 등 200여명 참여 성황

윤곡여성체육대상 ‘암벽황제’ 김자인

“한국 여성 체육인으로서 긍지… 더 즐겁게 등반하겠다”

지도자상 전주원, 신인상 최다빈 수상

 

21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1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017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이하 여성체육대상)이 21일 오후 6시30분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대상인 윤곡여성체육대상(29회)은 ‘암벽황제’ 김자인(29·올댓스포츠) 선수가 받았다. 여성지도자상은 전주원(45) 우리은행 위비여자농구단 코치가, 신인상은 ‘리틀 김연아’ 최다빈(17·수리고) 선수가 차지했다. 공로상은 국내 프로배구 최초의 여성 감독을 지낸 조혜정(64) 씨에게 돌아갔다.

이날 시상식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최윤희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 정현숙 한국여성탁구연맹 회장, 이영숙 한국에어로빅스 건강과학협회장 등 정부 인사와 여성·체육계 주요 인사 등 200여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김운용 전 IOC부위원장의 딸 김혜원씨, 김자인 선수, 김효선 여성신문 대표이사.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왼쪽부터) 김운용 전 IOC부위원장의 딸 김혜원씨, 김자인 선수, 김효선 여성신문 대표이사.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체육대상 조직위원장인 김효선 여성신문 대표이사는 개회사에서 “체육계의 양성평등 지수가 올라가길 바라면서, 우리나라를 스포츠 강국으로 만든 여성들의 공로를 잘 기리기 위해 쉽지 않은 과정을 통해 이 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는 최근 유엔(UN)이 내년 2월 열릴 2018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대회 휴전 결의안을 채택한 일을 언급하며 “평창 올림픽은 지구촌 평화를 도모하고, 여성들의 개기가 만방에 펼쳐질 개기라고 믿는다”며 “우리는 그동안 스포츠를 통한 환희가 얼마나 짜릿한지 체감해왔다. 그러나 그런 환희를 안겨준 여성들의 처우와 은퇴 후 진로에 대해선 관심을 덜 가져온 것 같다. 오늘 이 상이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1일 서울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1일 서울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우리 스포츠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었던 것은 여성 체육인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여성 선수들의 처우 개선과 경기력 향상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특히 임신·출산 등으로 경력 단절되지 않도록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 여성의 높은 국가고시 합격률 등 여성들의 성취를 보여주는 지표를 언급하며, “여성의 높은 성취는 이미 내면에 들어 있는 것이다. 여러분 안의 뜨거운 열정이 더 힘차게 발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서울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서울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한반도뿐 아니라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평화 올림픽’이자 ‘성평등 올림픽’이 돼야 한다”며 “참가 선수들이 성차별과 성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롭길 소망한다. 여성가족부도 안전하고 평화롭고 성평등한 올림픽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또 “여성가족부는 여성 체육인은 물론, 일반 여성도 생활 속에서 더 쉽고 편하게 스포츠를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겠다”고 덧붙였다.

대상인 윤곡여성체육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김자인 선수는 세계 최정상에 오른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다. 올해 IFSC(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 월드컵 개인통산 26번째 우승을 차지해 여자부 리드 부문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윤곡여성체육대상을 수상한 김자인 선수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윤곡여성체육대상을 수상한 김자인 선수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김자인 선수는 수상 소감으로 “사실 스포츠 클라이밍이 많이 인기있는 종목은 아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라서 열심히 했을 뿐인데 큰 상을 주셔서 영광이며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한국 여성 체육인으로서 긍지를 갖고 더 즐겁게, 멋있게 등반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라고 말했다.

공로상은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여자배구의 주역 조혜정 사단법인 코리아하이파이브 대표가 받았다. 2010년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를 이끌며 국내 4대 프로종목(야구, 축구, 배구, 농구) 사상 첫 여성 감독이 됐다. 그는 이날 “여성 프로감독으로 뛰면서 4승 20패라는 참담한 성적을 냈다. ‘실패한 감독’이라는 낙인보다 실패를 만회할 수 없다는 게 고통스러웠다”면서 “하지만 오늘 상을 받게 되면서, 국민과 함께하는 생활체육의 장에서 만회할 기회를 얻은 듯해 기쁘다. 오늘 받은 공로상이 제 생애 최고의 상이다”라고 밝혔다.

여성지도자상을 수상한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는 선수시절 ‘천재 가드’로 국내외 무대에서 맹활약했다가, 2011년 은퇴 후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부터 우리은행을 이끌며 지난 시즌을 통틀어 5년 연속 우승을 기록했다. 전 코치는 이날 “지금 여자농구엔 여성 감독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후배들을 위해 큰 길을 열라고, 노력하라고 이 상을 주신 것 같다. 더 큰 길을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인상 수상자인 최다빈(17·수리고) 선수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포스트 김연아’로 떠올랐다. 지난 3월엔 세계선수권에선 상위 10위 안에 들어 한국의 평창 출전권 2장을 따내는 성과를 올렸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피겨의 자존심을 세워질 기대주다. 최 선수는 “여성 운동 선수로서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평창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21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에서 꿈나무상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1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에서 꿈나무상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올해 꿈나무상 올해 수상자는 태권도 손효리(13, 강원북평여중), 체조 신연정(12, 대동초), 배드민턴 안세영(15, 광주체육중), 다이빙 오수연(12, 성일초), 피겨 유영(13, 과천중), 탁구 이다은(12, 새말초), 하키 이유진(15, 성주여중), 역도 이하영(15, 전주용소중), 육상 최지현(12, 대전성룡초), 유도 황시연(12, 대구성동초) 등 10명이다. 기존 꿈나무상 수상자는 3명이었다. 지난해 꿈나무 분야의 선수들을 더 많이 격려해야 한다는 선정위원회와 여성체육인의 의견을 반영해 10명으로 대폭 늘렸다.

여성체육대상은 지난 9월 타계한 고(故) 김운용 전 IOC부위원장이 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념하고 올림픽 정신을 널리 펴는 동시에 여성체육계에 용기와 힘을 주자는 취지로, 자신의 아호인 ‘允谷(윤곡)’을 따 1989년부터 윤곡여성체육대상을 시상했다. 2013년부터는 여성체육인 리더십 함양에 기여하기 위해 이를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으로 확대해 시상하고 있다. 특히 아마추어 여성체육 선수를 격려하고 여성체육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날 시상식엔 고 김 전 IOC부위원장을 추모하는 행사도 함께 열렸다. 고인의 부인인 박동숙 여사와 딸 혜원·혜정씨도 이날 참석했다.

여성체육대상은 사단법인 김운용스포츠위원회와 여성신문사가 주최·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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