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치료 프로그램, 놀이 공간 등 마련 필요

가정폭력 사건이 줄고 있지 않는 가운데 피해자 보호시설에 동반 아동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일고 있다. 지난달 열린 ‘강남지역 성폭력·가정폭력 관련기관 간담회’에서 관계자들은 피해자 보호시설의 양적 확충만큼이나 아동을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 등 질적 향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왜냐하면 가정폭력의 특성상 여성 뿐 아니라 아동까지 피해자가 되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아동을 데리고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29개소 중 아동까지 함께 받는 곳은 얼마 되지 않는 상황. 이 시설들조차도 아동을 위한 전문적인 프로그램이 갖춰지지 않아 전문 상담기관이나 주변 어린이집 등과 연계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아동 입소가 가능한 ㄱ여성쉼터 관계자는 “아이들을 위한 물리적 공간이나 치료 프로그램을 내부적으로 갖추기는 힘든 상황”이라면서 “정부 지원금으로는 기본적인 시설 운영비도 모두 충당되지가 않아 쉼터에서 운영비와 아이들을 위한 비용까지 부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역시 아동을 함께 받는 ㄴ여성쉼터는 “피해 여성이 집을 나올 때 아이들 때문에 주저하게 돼 이들을 함께 보호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여기지만 아직은 성인 중심의 공간에 아이들이 들어오는 정도”라며 “현재 아동 배려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아동에 대한 배려는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의 기본.

한국성폭력상담소 최영애 소장은 “미국 위스콘신주 메디슨에 있는 쉼터의 경우 위층은 침실로 쓰고 아래층에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면서 “게다가 통학 중 아버지가 아이를 데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쉼터에서 학교까지 차량 운행을 하고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은 학교측에서 부담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 시설은 아이를 위한 프로그램 설계자가 따로 있고 큰 홀을 마련해 아이들이 공부하고 놀 수 있게 했으며 생일파티를 여는 등 아동에 대한 배려가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었다”며 “대부분 주정부에서 쉼터 예산의 80% 가까이 지원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 소장은 “아동을 치료하지 않고는 피해 여성도 완전히 치유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여성과 아동을 함께 고려하는 시스템 정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을 관할하고 있는 여성부 관계자는 “아동을 위한 서비스의 필요성은 공감하나 아직은 예산이나 시설상황을 감안할 때 힘든 실정”이라며 “현재 쉼터 내에 아동을 위한 설비를 갖출지 기존 보건복지부 산하 모자보호시설을 활용할지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송안 은아 기자se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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