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만으로 창업하면 위험

일반 금융기관으로부터 사업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여성기업인들은 벤처캐피탈을 이용해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27-1.jpg

▶ 조찬포럼에서 벤처캐피탈을 성공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듣고 있는 여성 CEO들.

위험을 감수하면서 벤처기업에 자본 참여를 함으로써 일반 금융상품보다 높은 수익을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벤처캐피탈들은 당연히 성장가능성을 따질 수밖에 없다. 벤처캐피탈 회사들은 “여성 CEO라도 투자가치가 높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한다.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 여성특별위원회(위원장 김혜정 삼경정보통신 사장)가 마련한 조찬포럼에 참석한 윤왕건 산은캐피탈 강남지점장은 벤처캐피탈을 이용하려는 여성들에게 다음과 같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여성 CEO들의 가장 큰 취약점은 ▲인적 네트워크가 약하다. 어려울 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인적 인프라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관계법이나 지원제도 등 법률적 문제를 등한시하거나 지식이 부족하다. 가령 정관상 신주 인수의 경우 제3자의 신주인수권 근거규정 등 필요한 요건을 누락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세무 및 재무지식이 부족하다. 창업 후에 어떤 세제혜택들이 있는지 알아야 한다. ▲관공서등 관계기관 출입공포증을 들 수 있다. 여성기업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산업구조가 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마냥 피해 다닐 수만은 없다.

벤처기업들이 사업계획서나 IR자료 작성 시 주의할 점에는 ▲가능한 한 간단명료하게 작성할 것 ▲한 개 내지 두 개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집중할 것 ▲경영진의 역량을 분명히 부각시킬 것 ▲전문가만이 알 수 있는 용어로 제품의 특징을 기술하지 말 것 ▲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만 기초해 매출을 추정하지 말 것 ▲모호하거나 근거없는 정보를 기술하지 말 것 ▲사업계획 준비에 경영진이 반드시 참여하도록 할 것 ▲조달자금의 사용 용도를 분명히 할 것 등이 있다.

실패하는 벤처기업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우선 벤처붐에 편승해 아이디어만으로 창업한 회사 중 90%는 업계에서 사라진다. 아이디어는 3개월이면 후발업체가 생기기 때문이다.

시장 수요규모 예측을 낙관적으로 판단한 회사와 핵심기술 없이 창업한 회사. 이 또한 6개월이면 후발업체의 추격을 받게 된다. 기술 흐름의 변화에 둔감한 회사, 초기에 높은 가치로 펀딩한 회사는 추가 자금 확보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정부의 벤처지원정책에 너무 의존하는 것도 실패의 원인이 된다. 기술력에 너무 의존해 자금운영 및 마케팅에 소홀한 회사. 벤처캐피탈의 그동안의 사례를 보면 기술자보다 전문경영인이 성공하는 사례가 더 많다.

차선책없이 한 가지 아이템만으로 승부하겠다는 회사도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여성 CEO의 잠정을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성기업인들은 감성적인 경영에 강하고 치밀함과 원만한 대인관계가 큰 장점이다. 또한 아직까지 실수에 대한 사회적 관대함이 작용한다.

물론 옛날과 같은 벤처신화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그러나 실력으로 무장해 적정펀드를 받아 빨리 시장에 나가 앞서가는 사람만이 성공할 것이다.

박정 희경 기자 chkyung@womennews.co.kr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