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연예인보다 연기자로 남고 싶어

여배우가 빼어난 외모를 가졌다는 것은 이 사회에선 분명 프리미엄이다. 그러나 외모가 빼어나다고 해서 모두가 훌륭한 배우로 남는 것은 아니지만 외모로 이름을 얻은 많은 연예인들이 오늘도 배우를 꿈꾸다 스러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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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로 따지자면 장진영 역시 프리미엄을 얻은 배우다. 그러나 그는 언제부턴가 자신의 예쁜 얼굴을 ‘팔아먹지’ 않는다. 분명하지는 않지만 그는 연기자가 무엇인지 가물가물 눈을 떠가는 것 같다. 빛을 발하다 금세 사그러지는 겉모습보다 마음에 뭔가를 남길 수 있는 배우로 장기 레이스를 시작하고 있다.

7월 12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공식 페스티벌레이디로 선정되기도 한 그를 만났다.

- 점점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는 것 같다. 또 예쁘기만 한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을 버린 것처럼 보인다. (웃음)

“전부터 많은 색깔의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여자라서 예쁜 연기가 가장 욕심이 나지만, 연기자로 거듭나기 위해선 예쁘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영화 <소름>의 시나리오를 받았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았을 때는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망설이고 있을 때 감독님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이 많은 힘을 주었다.”

- 연예인이기보다 영화배우가 되기로 한 것 같다. 영화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영화의 매력은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연기자와 감독, 스태프들이 작품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연예인이랑 영화배우를 따로 나눠서 뭐라고 말하기보다 나를 한 사람의 연기자로 봐 주었으면 한다.”

- 닮고 싶은 연기자가 있나.

“개인적으로 김혜자 선배님과 고두심 선배님을 존경한다. 그분들은 어떠한 역할을 해도 보는 이로 하여금 어색하다는 느낌을 가지지 못하게 한다.

- 어떤 계기로 배우가 되었는가.

“계기? 계기인지는 모르겠지만 학창시절(상명여대) 당시 다니던 미용실 원장님 소개로! (웃음) 농담이다. 아르바이트로 CF 모델 일을 하다가 데뷔했다. ”

- 새 작품이 결정되면 어떤 식으로 준비를 하는가.

“우선 작품 속의 캐릭터를 분석한 후 그가 되려고 노력한다. 밝은 성격의 캐릭터면 밝게 생활을 하고 차가운 성격이면 차갑게 지내려 노력한다. 그런 점에서 <소름>은 나 스스로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어두운 캐릭터를 위해 주로 집에서 혼자 지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 뭐, 짧지만 지나온 일들, 앞으로의 나, 그런 것들이다. 그리고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음악도 많이 듣고 책도 많이 읽었고 다른 영화들도 보면서 페이스를 조절한다. ”

- 여성 영화배우로서 힘든 일은 없나.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 없다. 더욱이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물론 밤 새우면서 촬영할 때면 육체적으로 매우 피곤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연기자들도 그렇겠지만 막상 감독님의 슛 사인이 들어오고 카메라가 돌아가면 그 순간 만큼은 힘들다거나 피곤하단 생각이 안든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 영화 <소름>이 기대된다. 소개해달라.

“허름한 아파트에 입주한 한 남자의 비극적인 운명을 담은 미스테리 스릴러 영화다. 나는 그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여기까지만 말하겠다. 너무 많이 얘기하면 재미없어진다.”

- 부천 영화제 페스티벌 레이디로 선정됐다. 소감이 어떤가. 앞으로의 계획은

이전의 페스티벌 레이디로 뽑혔던 쟁쟁한 연기자들 때문에 좀 긴장이 된다. 그래도 나를 믿고 선정해 주신 분들과 영화를 사랑하시는 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부천영화제를 알릴 생각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영화로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

지은주 기자 ippe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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