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연합 후원회 발족
그 첫 시도로 여성연합은 지난 20일 후원회 발족식을 갖고 이이효재 여성연합 고문, 이세중 변호사, 가수 패티김씨를 초대 후원회장으로 추대했다. 후원회장들은 임기인 2년 동안 30여 명의 운영위원과 함께 후원회원을 모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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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연합 후원회는 1988년부터 독일의 기독교해외개방원조처(EZE)에서 받아온 지원금(매년 8천만원∼1억2천만원, 전체 재정의 40∼60%)이 다음 달 7월 중단됨에 따라 자구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 그간 여성단체들이 개별 사업단위로 일시적인 후원회를 조직하거나 기금 형식의 후원조직은 있었으나 특정 단체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결성된 후원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성연합의 후원회 조직은 1997년 우리 나라가 OECD 가입국이 된 이후 외부 지원이 잇따라 끊어지게 된 여러 여성단체들에게 일종의 역할모델을 제공하는 한편 우리 사회의 후진적 기부문화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여성연합측은 “아직도 여성계에는 호주제 폐지 사업이나 모성보호 관련사업, 매매춘 방지 사업 등 현안과 과제들이 산적해 있고, 우리 사회의 가부장문화와 평등의식 정착 등 장기적 과제들이 많은 상태에서 여성단체들의 재정적 위기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면서 “영국의 경우 적은 액수라도 기부를 한 사람이 73%에 이르는데 우리 나라는 4.7%밖에 안된다”고 토로했다. 여성연합은 또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던 우리 세대의 구호를 우리 딸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려면 여성운동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여성연합의 발표에 의하면 5년차 활동가는 한 달 활동비가 71만8150원으로 매우 빠듯하게 살고 있었다. 8년차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아 월 실수령하는 활동비가 72만3550원인데 식대와 과중한 교통비로 인해 생활하기도 어려운 상태였다.
이에 따라 여성연합측은 여성운동가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활동비 지원을 위해 월 5천원 이상 기부하는 개인후원회원과 평생에 한번 100만원을 내는 평생후원회원(주춧돌위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한편 후원회장 패티김씨는 9월 중순부터 서울, 대구, 부산, 전주 등 전국 10개 도시에서 ‘패티김과 함께 하는 딸사랑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 패티김씨는 수익금 전액을 여성인권사업을 위한 기부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여성연합측은 캐릭터 개발·홍보 및 수익사업 등 자체적인 사업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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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 부자 기자 bjcho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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