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여성회관합창단, 세계합창대회서 1위

대구시여성회관합창단(단장 이용녀·지휘자 이재준)은 지난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열린 불가리아 바르나시 주최 제26회 2001 세계합창경연대회(International May Choir Compe-tition)에서 챔버합창(작은 규모의 합창)과 여성합창 2개 부문에 참가,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전국 최초로 여성합창단이 국제대회에 참가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를 낳았다.(본보 6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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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가리아 바르나시 주최 2001 세계합창경연대회서 챔버·여성합창 2개 부문에 참가, 모두 1위를 차지한 대구시여성회관합창단.

1975년 시작된 세계합창경연대회는 올해로 25년의 전통을 갖고 있다. 유럽 6개 지역의 세계합창경연대회 중 하나인데 주로 동유럽 국가들이 참가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을 포함해 10개국 20개의 합창단이 혼성, 여성·남성합창, 챔버합창, 어린이 합창 등 총 4개 부문에서 기량을 겨뤘다.

이 대회의 특성은 유럽음악을 정통적으로 다루는 것을 매우 중요시한다. 예선을 통과한 팀들에 한해 세 차례의 본선을 치르게 되는데, 본선에서는 르네상스 작품과 불가리아 원어로 부르는 지정곡, 그리고 낭만파 시대의 작품을 원어로 불러야 하며, 아카펠라로 연주해야 한다. 대구시여성회관합창단은 작년 4월 예선을 통과한 뒤 본선을 앞두고 불가리아 음악가를 초빙하여 불가리아 원어 지정곡의 발음교정등 6개월간 맹연습을 했다.

이번 대회에서 대구시여성회관합창단은 1차 본선에서 빅토리아의 ‘아베마리아’와 불가리아 곡인 ‘프롯렛(봄)’, 베르디의 ‘성모마리아 찬미’를 불렀으며 2차 본선에서는 로시의 ‘잠자는 여인’과 한국가곡 ‘가시리’, 스콜드의 ‘영광’ 등을 선보였다. 유럽음악을 가지고 유럽인들과 겨루어 1위를 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서 우리나라 합창계에 길이 남을 업적이라 하겠다.

1990년 6월 ‘목련여성합창단’이라는 이름으로 발족, 올해로 창단 10주년을 맞은 대구시여성회관합창단은 이번 대회의 성과 외에도 명실공히 지역 최고의 합창단이라 할만큼 많은 공연을 통해 입지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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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녀 단장(좌)와 상임지휘자 이재준씨(우)

상임지휘자인 이재준씨는 창단 초기 때부터 지휘를 해오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남가주대학에서 지휘를 전공하고 귀국 후 다시 대구시여성회관합창단과 필그림선교합창단, 얘노을합창단에서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30대 후반의 젊은 지휘자로 이번 대회를 통해 현지 음악인들과 모든 심사위원들이 그의 유럽음악에 대한 정통적인 해석과 세밀한 음악적 표현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대구시여성회관합창단이 명맥을 이어오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은 창단 때부터 지금까지 단장을 맡고 있는 이용녀 단장이다. 그는 “저는 이제까지 여성합창단이라는 기와집의 주춧돌을 하나씩 쌓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에서 이렇게 큰 성과를 거두고 보니 아름다운 우리 단원들만의 기와집을 완성한 기분입니다”라며 기뻐했다.

대구시여성회관합창단은 이번 국제대회의 성과에 힘입어 내년 9월에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합창 페스티벌, 멕시코·아테네 합창페스티벌과 영국의 웨일즈 세계합창경연대회 등에서도 초청제의를 받은 상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0월에 전주에서 열리는 ‘세계소리축제’초청연주를 가짐으로써 세계에 울려퍼질 아름다운 아카펠라의 13중창을 들을 수 있으며, 내년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합창올림픽’에도 출전할 계획이다.

<대구 추지현 통신원 jhchu1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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