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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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날씨 속에서 아줌마들이 한마음으로 달렸다.

잠실벌을 뜨겁게 달군 제1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가 지난 20일 참가자를 비롯해 가족과 각계각층 인사 등 7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 날 성화 봉송은 선천성 뇌혈관 질환을 앓다가 마라톤을 시작한 후 건강이 많이 호전되었다는 박혜원씨가 맡았고, 한명숙 여성부 장관과 본사 이계경 사장이 점화에 동참, 대회 시작을 알렸다.

대회 시작 전 참가자 전원은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아줌마, 자기 건강을 위해 달리는 아줌마 만세’를 외치며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오전 10시 경찰악대와 기마대, 풍물패의 인도를 받은 선수들은 “잘 뛰세요”라는 가족들의 응원 속에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을 출발했다.

각 코스별 출발신호는 10km에 한명숙 장관, 5km에 변민남 생활체육전국육상연합회 사무처장, 3km에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이 맡았다.

한편 이날 10km 구간에서는 문기숙씨가 35분 35초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장년부 1위는 42분 43초로 들어온 허숙희씨가, 2위는 44분 16초의 장명옥씨가, 3위는 44분28초로 들어온 김숙덕씨가 차지했다. 또 10km 청년부 1위 심인숙씨는 38분 46초, 2위 박명자씨는 42분 50초, 3위 윤정미씨는 44분 53초를 기록했다.

5km 장년부에서는 이인숙씨가 21분 04초로 1위를 청년부 1위는 김유경(19분 54초)씨가 차지했다. 3km 일반부에서는 정옥순씨가 14분 18초, 혼성부는 이복순·박찬호씨가 13분 21초로 1위를 차지했다.

[대회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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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제 폐지 조끼를 입고 3km에 출전한 한국여성단체연합팀.

‘하나 둘 하나 둘’ 노부부 금실 과시

○…10km 구간에서는 시종일관 꾸준한 속도로 달리는 할머니 참가자와 이를 보조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나 두울” 구호를 붙이면서 한 사람은 코스 안쪽에서 또 한 사람은 길가에서 달리는데 걸음의 폭이나 뛰는 모습이 너무 똑같아 ‘부부금실’을 과시해 참가자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이번 대회의 최연장자는 75세의 김남순할머니로 처음에는 5km를 신청했다가 주위의 만류로 3km 구간에 참가했다. 행사장에서 할머니를 본 주변사람들이 “어떻게 뛰시려고 그러냐”고 걱정스러워하자 “참가자 중 내가 제일 어리지 않느냐”며 농담을 건네는 여유를 보였다.

한명숙 장관 “아줌마는 힘이다”

○…한명숙 여성부 장관은 개회식에서 “지금까지 아줌마는 가치절하되었다. 그러나 아줌마는 힘이다. 가정의 힘, 사회의 힘인 것이다. 앞으로 여성부는 이 힘이 사회에서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날 행사에는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 유인종 서울시교육감, 김애량 서울시 여성정책관, 박영혜 숙명여대 교수, 박종남 여성마라톤회 회장, 이정은 서울시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정영숙 한국노총 여성국장, 조천복 한국노총 사무국장 등 각계 인사들도 다수 참석, 참가자들과 어우러졌다.

이 외에도 여성노동법 개정 연대회의는 여성노동권 쟁취라는 띠를 두르고 달렸고 한국성폭력위기센터 박금자 대표와 일산직업전문학교 김령자 원장과 학생들도 각각 로고와 제호를 새긴 띠를 매고 뛰어 눈길을 끌었다.

8개월 만삭의 몸으로 완주

○…이번 대회에서 눈에 띄는 팀이 또 있었다. 한국여성연합의 지은희 상임대표를 비롯 10명의 활동가들이 호주제 폐지라고 씌어진 조끼를 입고 3km 구간에 참가했다.

특히 박차옥경 미디어홍보부장은 8개월의 만삭의 몸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완주하는 모습을 보여 주위로부터 격려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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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아줌마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김강자 과장·여경과 탤런트 전원주씨.

의원들도 ‘여심’ 읽으려 출동

○…이번 마라톤 대회에는 여야 의원들이 다수 참석, 일반 여성들과 함께 뛰며 호흡을 같이했다.

김희선 의원은 지역구 당원 20여명과 함께 3km 구간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는데 달리기에 참가한 의원들 가운데 가장 먼저 골인지점에 도착해 건강을 과시했다. 같은 구간에 참가한 허운나 의원은 “머리털 나고 처음 마라톤을 해봤다”면서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뛰는 걸 보니까 우리 나라 건강은 문제없을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김정숙 의원도 달리기를 마치고 “여성들이 함께 전진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며 “오늘처럼 여성들이 매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재희 의원은 “이번 아줌마 마라톤 대회의 취지에 적극 동참하고자 한다”면서 본사 이계경 사장에게 아줌마 장학금으로 금일봉을 전달했다.

여성의원들뿐만 아니라, 김성순, 이인제, 유재건, 정대철 의원 등 남성의원들도 참가해 이번 마라톤대회를 축하했고, 이인제 의원은 3km 구간에 직접 참여해 아줌마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기도 했다.

이밖에 박계동, 양경자, 이철용 전의원도 참가, 자리를 빛냈다.

여경들 “멋진 아줌마 파이팅”

○…탤런트 전원주씨와 20여명의 여자경찰들이 만났다. “멋진 아줌마, 파이팅!” 김강자 서울경찰청 방범과장의 선창으로 다같이 주먹 쥔 손을 들어올리며 포즈를 취하자 여기저기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전원주씨는 “아니. 근데 여경들이 이렇게 예쁘게들 생겨서 어디 사회를 보호할 수 있겠어?”라며 농담을 걸기도.

O…탤런트 전원주씨는 인사를 건네는 많은 아줌마들을 보며 “아줌마들의 시대라는 걸 진짜로 실감했다. 활기차고 건강한 아줌마들을 보니 너무 좋다”고 말해 아줌마들의 환호를 받았다.

또한“호주제가 폐지되어 아줌마들이 독립된 인격체로서 살게 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그가 맡은 프로인 MBC TV의 ‘아줌마가 간다’에서 함께 진행을 하고 있는 안문현씨가 같이 뛰었다.

○…3km 구간에는 탤런트 김명희씨와 장정희씨의 모습도 보였다. 김명희씨는 거의 매일 5km를 뛰어 3km 달리기는 가뿐한 모습이었다. 장정희씨는 양손에 운동화를 들고 맨발로 골인지점에 들어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매일 달리기를 하면서 대사도 외운다”며 “아줌마들이 평소 이렇게 2∼3킬로미터 정도 뛰면 하루의 컨디션이 좋다”고 달리기를 적극 권하기도 했다.

탤런트 박철과 액터스 마라톤팀

O…5km 구간에는 탤런트 박철씨와 SBS 드라마 <메디컬 센터>에 함께 출연하고 있는 이근희, 박광현, 최준영, 김승민씨와 일산병원 윤성현 박사, 헬스타임 이혜원 사장 그리고 이들 액터스 마라톤팀을 총 지휘하고 하고 있는 박천식씨가 뛰었다.

일주일에 2∼3회 이상 뛰고 있는 이들은 잘 알려진 달리기 매니아다. 이날 30분 이내에 완주한 이들은 “코스가 너무 좋아 달리기 편했다”며 서로 기록을 확인하고 즐거워하는 표정.

박철씨는 “뛰는 아줌마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며 “내년에도 계속 아줌마 마라톤 대회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양홍 “시간 단축됐다” 싱글벙글

O…10km구간에서 뛴 탤런트 심양홍씨. 달리기의 ‘열혈 마니아’인 그는 올해 안에 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어 기록에도 신경을 쓰는 듯했다. “아줌마 파이팅”이라고 외친 그는 구간을 완주한 후 땀에 흠뻑 젖은 얼굴로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며 매우 즐거워했다. 자신을 보고 크게 반가워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인 듯.

동두천 지역여성들 150명 참가

○…본사 김민자 서울중랑지사장, 김정연 전주지사장, 원용자 이천지사장, 이복형 동두천지사장들도 지역 여성들과 함께 참여했다. 특히 동두천 지사에서는 양평군, 동두천 육상연합회원, 의정부 참여연대 가족, 연천군청 강경숙 여성복지과장, 연천군 여성단체장과 회원 등 150명이 참석했다.

동두천육상연합회원인 김월미씨는 10km 코스에 참가해 6위를 차지했다. 연천군에서 참가한 여성들은 처음에는 ‘그냥 한번 가보자’는 생각으로 참여했다가 “내년 대회를 위해 지금부터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들은 6월에 있을 주부의 날 행사에도 마라톤 대회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양평군에서는 6월 10일 맑은물사랑 이봉주마라톤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인데 아줌마 마라톤 대회때 입었던 공식 티셔츠를 입고 뛰기로 했다고 전했다. 의정부 참여연대 가족팀의 경우 대회 최연소인 5살 꼬마도 완주를 했다. 이 날 행사장에 나온 남성들은 “앞으로 가정에 충실한 남편과 아빠가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안치환 공연에 발구르며 환호

○…아줌마 사회자 최광기씨의 사회로 진행된 축하공연은 열심히 뛰고 들어온 참가자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힘차고 박력 넘치는 세종대 체육학과 학생들의 에어로빅 무대는 건강한 육체의 아름다움을 한껏 발산했고, 이어진 라틴댄스 동아리 ‘우스므로’의 라틴댄스 공연은 마라톤 참가자 외에도 올림픽 공원으로 나들이 나온 가족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남원 대한주부클럽의 택견 공연, 안산 군자농협 농심풍물패의 사물놀이 연주는 구경하는 이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가수 안치환씨는 히트곡 ‘내가 만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을 부르며 열창의 무대를 선사하여 공연에 함께 한 참가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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