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된 거실장식장

모델하우스서 볼 때와 실생활 달라

오디오 수납할 수 있는 설계 아쉬워

얼마 전 새로 분양받아 입주한 친구의 집에서 몇 명이 모였다. 새집이라 깔끔했고 여기저기 인테리어와 소품에 신경 쓴 흔적이 역력했다. 친구 집의 거실장은 가운데 부분만 남아 있고 양옆에는 원목의 오디오장이 놓여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거실장의 불편한 점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실내장식을 전공한 친구는 분양받을 때 모델하우스를 방문하여 구석구석 살펴보고 꼼꼼히 따져보아 결정했으며 새집에 대한 만족감도 각별했다. 그런데 이사한 후 한동안 고민이 된것이 바로 거실 장식장이었다고 한다.

일년 전에 큰맘먹고 새로 오디오를 구입했는데 물론 오디오 장식장과 함께였다. 새집에 거실장이 있으니 그 위에 올려놓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먼지가 쌓이는 점과 디자인과 색상이 한 세트로 잘 어울려 오디오만 별도로 구입할 수 없었다.

전세를 살던 예전 집에서는 오디오를 들여놓자 빈 것 같은 거실 분위기가 꽉 찬 듯 한결 좋아졌고 사용도 편리하여 뿌듯한 만족감을 느꼈다.

그런데 이사 후 상황은 달라졌다. 만족감을 주던 그 오디오를 둘 적당한 곳이 없었다. 오디오의 위치는 당연히 거실로 생각했으나 분양받을 때 실내분위기와 잘 어울렸던 거실 장식장이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거실장 양옆에 오디오장을 놓았다. 그랬더니 거실 벽이 꽉 메워져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또다시 오디오장을 치우고 오디오만 빼내어 장식장 위에 올려보았다.

은회색에 금색 라인이 있는 오디오가 순식간에 초라한 알몸으로 바뀌었다. 안되겠다 싶어 가운데 장식장의 중간 선반을 들어내고 CD를 남기고(공간의 부족으로 인해) 들여놓고 보니 원래의 거실 분위기가 되살아났다. 그런데 문제는 전선의 처리였다. 비디오-오디오-스피커를 연결하는 케이블은 복잡하고 많은데 밖으로 연결할 구멍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오디오를 오디오장에 넣고 양옆에 있는 거실장을 빼낸 후 그 자리에 놓았다. 그래도 이게 최선이겠다 싶었다.

빼낸 두 개의 거실장은 지금 아이들의 방에 두고 장난감과 책을 수납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현재 분양하는 아파트에는 거실장이 옵션사항이다. 옵션을 선택하면서 거실장을 빼놓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모델하우스에서 거실장의 색상과 디자인은 거실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델하우스에서는 그토록 좋아보였던 거실장이 실제 사용할 때는 많은 고민을 안겨준다.

모델하우스에서 보았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거실장은 오디오를 수납할 수 있는 설계가 되어야 한다.

하우스토피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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