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정신전 - 행방불명>

행방이 묘연해짐, 행방을 모름, 무엇의? 그 사람, 그것, 그 광주의 5월, 나의 꿈, 나의 정체성 그리고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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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홍구 작 <도망자Ⅱ> 컴퓨터 합성사진, 1996.

행방불명이라는 말은 다분히 불확실하고 모호한 현실을 반영한다. <오월정신전 - 행방불명>은 기억 속에서 점차 잊혀져 가는 광주민중항쟁의 의미뿐만 아니라 방향감각을 잃고 방황하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전시이다.

박태규, 육태진, 윤석남, 임옥상, 홍성담, 박영숙 등 16명의 미술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는 광주의 기억과, 자본주의 아래 현대인의 현실, 현실에 예속된 몸, 매향리를 통해본 자본과 권력의 문제, 실존 그리고 여성 정체성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회화와 설치, 사진작품들을 볼 수 있다.

90년대 페미니즘 미술을 주도한 작가 윤석남은 나무로 조각한 전통적인 꽃신 이미지를 나선형으로 설치한 ‘조각배’등의 작품으로 여성 정체성과 여성성을 특유의 미학으로 ‘행방확인’한다.

일찍부터 여성과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진 작가 노원희는 허공에 떠 있는 듯 불안하고 위태롭게 대상을 표현한 ‘5월의 실종’등을 출품하였고 사진작업을 통해 여성의 정체성을 탐색해온 박영숙은 윤리와 제도, 문화로 억압된 여성 정체성을 대변하고 억압의 실체인 착한 여자 콤플렉스를 ‘미친년’으로 표현한 사진 작품을 내놓았다.

죽음의 냄새가 나는 제도와 권력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치열하게 도망가는 방법을 택한 강홍구는 현실을 합성한 사진 ‘도망자’를, 임옥상은 철골 설치작업으로 광주와 매향리의 문제를 작품화해(‘80년 5월 광주 구토’‘철의 시대 매향리의 파편’) 자본과 권력에 의해 왜곡되고 은폐된 문제에 대해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062)529-7123

지은주 기자 ippe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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