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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높고 능동적 참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제주 여성의 지위는 낮고 가정폭력 등 일반적 여성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할까.

한국여성학회와 제주도 여성특별위원회 공동주최로 지난 달 20∼21일 양 이틀간 제주대학교에서 열린 지역여성학술대회 ‘제주여성의 삶과 가족’에서 집중 논의된 과제이다.

이 자리에서는 강인한 이미지로 알려진 제주여성들의 가정 등 일상에 주목하여 가부장제적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제주여성의 현실이 심도있게 논의됐다.

김진영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농사일에 대한 참여비중을 산출해보면 제주도에서 농사일을 책임지는 주체는 ‘여성농민’이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가사노동을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이 자신 명의의 재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제주여성의 전반적인 지위향상을 위한 정책제안으로 “여성농민의 전문인력화와 수요자 중심의 농업관련 교육환경 마련, 산후조리센터 설립과 공동육아시설 확충, 여성농민정책 수립·시행”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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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제주도 가족내 여성역사와 가족이데올로기를 분석한 소설가 한정림화씨는 “제주여성은 경제적 자립도가 높은데도 남성중심주의 혹은 가부장제적 가족체제를 타파하지 못했는데, 이는 여성 자신의 방관에도 어느정도 책임이 있다”면서 가족내 여성의 위치와 지위, 그 역할 등이 공평하고 타당한지 검토한 제주여성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효선 제주여민회 부설 여성상담소 소장은 상담사례를 근거로 “내담자의 54.1%가 남편에 의한 아내구타를 호소한다”며 “혼전 구타 비율도 21.7%나 된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제주 여성은 경제력이 있고 비교적 자유롭게 이혼할 수 있지만, 여성의 노동력은 남성에게 착취당하고 있고 이를 벗어나려는 시도는 폭력으로 눌러왔다”면서 가정폭력 문제를 현상 뿐 아니라 가족구조 및 가부장제와 병행해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이 부자 기자 bjcho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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