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생명을 건 뱃사람들의 별신굿

경북지역에서는 일년동안 다채로운 축제를 마련한다. 이번호부터 풍어제 등 경북지역의 특성을 살린 대표적인 축제를 모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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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당신이 신자들의 정성을 알아보는 계면굿의 한 장면.

해안마을 사람들은 유달리 민간신앙에 많이 의존한다. 바닷가 마을이나 배를 부리는 집에서 해마다 풍어와 마을의 무사평안을 기원하는 풍어제를 열어온 것들은 모두 그런 민간신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바다에 생명을 걸고,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민중들은 바다로부터 남편과 아들을 지켜주고 마을의 무사안녕을 돌봐줄 ‘신’을 필요로 했다. 그 신의 보호 속에 무사와 안녕을 보장받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내륙지방의 많은 무속제가 없어진 지금도 해안지방에서는 이러한 무속신앙들이 이어져 오고 있다.

음력 삼월 열나흘인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2박3일 동안 영덕군 백석리에서는 ‘백석리 풍어제’가 열렸다. ‘별신굿’으로도 불리는 풍어제 의식은 세습무인에 의해 진행된다. 가족이나 혈연집단이 패를 이뤄 굿을 하는 것으로 백석리의 풍어제를 이끌어 온 송동숙(74세 경북중요무형문화재3호)씨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 신기를 받아 굿판에 뛰어들었고 1980년에는 ‘영해별신굿 기능보유자’로 인간문화재가 되었다. 현재는 큰딸 송명희씨가 주 진행을 맡고 있다.

풍어제를 지내는 백석리 바닷가는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와 신과 인간이 만나는 자리이며 죽은 자와 산 자가 만나는 자리이다. 신대와 신기가 세워진 굿청에는 각종 제물이 차려지고 배선주들이 차려 올린 제상, 어선 이름이 적힌 종이띠들, 다양한 색깔의 종이꽃과 종이로 만든 어선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된다.

2박3일 동안 계속되는 굿마당은 모든 부정한 것을 정화시키는 부정굿으로 시작해 마을의 수호신인 서낭당 골매기신을 모셔오는 청좌굿, 신대와 산기를 가져오는 당맞이굿, 인간과 신이 화해하는 화해굿, 가옥을 관장하는 성주신을 대상으로 하는 성주굿, 집안의 삼신을 모셔 온 동민의 가정을 축원하는 세존굿, 죽은이의 넋을 풀어주는 조상굿, 천왕신을 모셔 배를 잘 모셔달라는 천왕굿, 어업에 나가려면 눈이 밝아야 하니 눈병 나지 말라는 심청굿, 장군신을 대상으로 무녀가 축원을 한 뒤 놋대야를 입으로 무는 놋동이굿, 마마가 마을에 퍼지지 말고 곱게 다녀가라는 손님굿, 무당신인 계면할머니가 신자들의 정성을 알아보는 계면굿, 사해용왕을 위하는 용왕굿 등으로 이어진다. 붉은 빛 쾌자를 입은 무인이 가족들과 바닷가에 나가 망자의 넋을 건지는 넋건지기와 망자를 불러 넋을 위로하며 극락으로 가기를 축원하는 초망자굿에서 쏟아내는 무가는 남아 있는 자들의 가슴속을 파고드는가 하면 신명난 가락이 어깨춤을 절로 추게 만들기도 했다.

경북 권은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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