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운동 30년, 용기와 연대의 기록] ⑧ ‘군가산점제’…‘차별’ 통한 ‘보상’ 있을 수 없다
[여성운동 30년, 용기와 연대의 기록] ⑧ ‘군가산점제’…‘차별’ 통한 ‘보상’ 있을 수 없다
  • 이한본 변호사·김수희 한국여성단체연합 부장
  • 승인 2017.11.14 19:17
  • 수정 2017-11-15 2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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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운동 30년, 용기와 연대의 기록] ⑧-2 군가산점제 폐지 운동

군 미필자에 대한 차별로 

제대군인 혜택 주는 ‘군가산점제’

극소수만이 혜택받는 ‘상징적인 허울’

 

2008년 2월 12일 군가산제 부활안을 반대하는 여성장애단체 공동기자회견 ⓒ한국여성단체연합
2008년 2월 12일 군가산제 부활안을 반대하는 여성장애단체 공동기자회견 ⓒ한국여성단체연합

군가산점제는 1999년 12월 23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위헌결정으로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지만,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를 부활시키고자 하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제대군인에 대한 보상’이라는 명목으로 실행된 군가산점제는 의무복무에 대한 국가가 지불하는 보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군가산점제는 국가가 별도의 예산 투입 없이 여성과 장애인, 병역면제자, 대체복무자 등 군 미필자를 차별함으로써 제대군인에게 혜택을 주는 제도다. 즉, 국가가 지불해야 할 비용을 여성이나 장애인 등 군 미필자의 기본권을 제한함으로써 그들이 받게 될 차별의 피해만큼을 극소수의 군필자에게만 돌려주는 차별적인 제도인 것으로, ‘손안대고 코 푸는 격’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구나 이 제도는 제대군인 전체에 대한 실질적이고 보편적인 보상이 아니라 매우 소수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징적인 허울’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당국과 일부 국회의원들은 제대군인 전체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과 대안을 고민하기보다, 1999년 헌재의 위헌결정 이후 십수년째 선거시기마다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 이 ‘상징적 보상’에 매달려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은 여성·장애인·시민 단체들과 함께 1961년부터 시행해 오던 군가산점제의 폐지를 줄곧 요구했고, 1990년대 들어 본격적인 폐지활동을 펼친 결과 1999년 헌재의 위헌결정을 이끌어내는 쾌거를 거뒀다. 여성연합은 군가산점제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사회 전체가 주목해야 할 평등권의 문제임을 명확히 했다. 이에 여성단체뿐만 아니라 장애인단체, 청년단체, 법조인 등 다양한 세력들과의 전 사회적 연대를 구축함으로써 이 문제가 남녀 성대결로 수렴되는 것을 막고자 애썼다.

동시에 여성연합은 여러 여성, 국방 관련 정책연구원들과 함께 제대군인에 대한 보편적 보상책 마련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제대 전 취업준비 능력개발 훈련 프로그램 마련, 군복무자에 대한 연말정산 세제공제 등 보상책 수립, 취업시 연령제한 철폐, 부유층 등 병역기피자에 대한 조사와 처벌, 군복무기간중 국민연금과 의료보험 가입자격 유지, 직업교육 훈련, 취업보호, 창업지원, 전직지원, 교육지원 등 구체적인 정책대안들을 제시했다. 여성이나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제대군인들 대다수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다양한 지원정책 방안을 제시해 온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군가산점제를 제외한 여러 대안들이 도출되고 논의되는 일정한 성과도 있었다. 여성연합의 군가산점제 폐지요구와 그에 대한 대안 제시는 남북분단 현실에서 징병제의 모순을 지적하고, 병영문화 전반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아직도 군가산점제 부활 논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남북분단과 남성만 징병의 대상이 되는 현실적 조건이 변하지 않는 한 군가산점제는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는 불씨다. 허울밖에 없는 보상안을 두고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는 대신 제대로 된 병영문화 개혁, 일상 속에 자리잡은 군사주의 문화 타파, 나아가 분단극복을 위한 평화운동이 이러한 현실을 바꿔나가는 대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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