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도 재사회화 교육받아

열악한 보육현실에서 자연친화적이고 공동체적인 대안 육아로 떠오르고 있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는 성평등한 육아에 있어서도 보다 적극적이다. 일단 공동육아 교사가 거쳐야 하는 공동육아연구원의 현장학습을 통해 교사들은 생활 속에서 ‘성역할 고정관념 깨기’를 실천하도록 교육받는다.

신촌공동육아협동조합 우리어린이집 교사들은 “남자가 되가지고 울긴…, 여자답게 입고 다녀…” 식의 말은 되도록 삼간다. 또 우리어린이집 아이들은 ‘갑돌이와 갑순이는’ 등 옛 노래들은 불러도 성역할을 구분 짓는 노래는 일절 부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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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촌공동육아협동조합 우리어린이집에서 함께 만두를 빚는 교사와 아이들.사진·민원기 기자 minwk@womennews.co.kr

아이들은 장난감도 스스로 만들어서 사용한다. 여자아이는 인형, 남자아이는 로봇 식으로 놀이문화가 나뉘는 것이 아니라 소꿉놀이도, 줄넘기도, 공차기도 같이 한다. 콩쥐팥쥐, 인어공주 등의 동화대신 ‘마고할미’같은 새로운 여성캐릭터를 담은 이야기를 듣는다. 때론 줄거리를 개작해 스스로 동화를 만들기도 한다. 가령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 엄마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는 대신 호랑이와 싸워 이겨서 떡을 남겨 오누이와 나눠먹는다는 식이다.

이러한 노력은 공동육아 교육방침 중 ‘평등’의 원칙에 따라 남녀아이를 구분하지 않기로 조합원들간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어쩌다 스스로 가지고 있는 성역할 고정관념 때문에 아이들에게 말실수라도 했을 시엔 조합원회의 때 자아비판도 한다.

정영화 우리어린이집 원감은 “아이들은 가정과 매체를 통해 이미 역할모델을 교육받기 때문에 뜻대로 양성적인 역할교육을 시키기 어려운 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가부장적 가정에서 자란 아이의 경우엔 변화를 이끌기 더욱 힘들다.

우리어린이집에서는 양성적 육아를 위해 무엇보다 ‘부모가 모범을 보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소풍갈 때 아빠에게 김밥 싸달라고 말씀드려라”고 주문하고, 모든 행사에 엄마와 아빠가 함께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공동육아협동조합은 아이들의 사회화뿐 아니라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있는 조합원 모임을 통해 부모들의 재사회화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운 체험을 바탕으로 대안적 육아방식을 제시한 <눈높이 엄마 꿈높이 아이>(책이있는마을)의 저자 김정희 전 공동육아연구원 부원장은 “남자는… 여자는… 식의 고정관념이 아이들의 자연친화적 생명력을 억제하고 있다”며 “더 이상 자신들의 고정관념의 틀로 풀빵 굽는 일(자녀양육을 비유)을 그만두자”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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