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미술에 여성의 월경을…터부 깬 스웨덴 지하철의 실험
공공미술에 여성의 월경을…터부 깬 스웨덴 지하철의 실험
  • 박윤수 기자
  • 승인 2017.11.08 14:39
  • 수정 2017-11-08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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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롬 지하철에 월경

다룬 작품 전시 논란

“공공장소 전시는 불쾌” VS

“수치 아님 일깨워줘 감사”

지하철 당국 "인간의 신체는

축복…전시 계속할 것"

 

여성의 생리는 “괜찮아(피 흘리고 있을 뿐이야)”라고 표현한 리브 스트륌키스트의 스톡홀름 지하철 전시 작품. ⓒ트위터
여성의 생리는 “괜찮아(피 흘리고 있을 뿐이야)”라고 표현한 리브 스트륌키스트의 스톡홀름 지하철 전시 작품. ⓒ트위터

월경은 여성의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공공장소에서 이를 표현하는 것은 터부시돼왔다. 이러한 편견을 깨고 공개적으로 여성의 월경을 다룬 예술작품이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시내의 지하철 전시회에서 선보여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스톡홀름 시는 지하철 개통 60주년을 기념해 지난 6월부터 시내 100개의 지하철 역 중 90개 역에 그림, 사진, 일러스트, 모자이크 등 다양한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약 110km에 걸친 전시로 ‘세계에서 가장 긴 미술관’으로 불리고 있는 이 프로젝트에는 150여명의 예술가가 참여했다.

그 중에서 페미니스트 예술가 리브 스트륌키스트(Liv Strömquist)의 작품이 SNS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검은 배경에 흰 옷을 입고 스케이트를 신은 채 피겨스케이팅 포즈를 취한 여성의 다리 사이에 붉은 월경혈 자국이 보이는 그림에는 “괜찮아(피 흘리고 있을 뿐이야)”라는 설명이 쓰여 있다. 

일부에선 공공장소에 논란이 있는 작품을 전시하는 것에 반대하는 의견이 일고 있다. 스웨덴 방송인 페르 램피넨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 그림을 가리켜 “역겹다”고 표현했다. SNS에선 “4살 아이에게 다리 사이의 붉은 자국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즐겁지 않은 일”이라거나 “한 달에 한 번 월경하는 것으로 충분한데 이제 지하철을 탈 때마다 상기시켜준다”는 등 작품 전시 장소에 대한 적절성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

한편으론 스트륌키스트의 작품에 지지를 보내는 반응도 적지 않다. 이 작품에 불쾌했을 수도 있을 사람들에게 “극복해야 할 일”이라고 충고하는가 하면 “월경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에게 일깨워줘서 고맙다”며 그를 응원했다. 스트륌키스트는 “내 작품에 대한 판단은 나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이 논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려 했지만 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어 기쁘다”고 답변했다.

 

리브 스트륌키스트가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또 다른 작품. ⓒ인스타그램
리브 스트륌키스트가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또 다른 작품. ⓒ인스타그램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둘러싼 논란에 개의치 않는다며 터부시되는 주제에 대해 필요한 토론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어린 시절 월경에 대해 부끄러워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이런 편견에 맞서고자 했다며 이번 작품의 의도를 설명했다. 또한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가 항상 보는 일인데 그토록 자극적으로 여겨지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스트륌키스트의 작품 전시는 계속될 예정이다. 스톡홀름 교통 업체 SL의 대변인은 “스트륌키스트에 작품에 대한 공식적인 항의가 접수되었지만 계속 전시하겠다는 결정”이라며 “작품이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길 바라진 않지만 인간의 신체에 대한 다양한 표현에 대한 정해진 정책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예술에서 인간의 신체는 항상 소통을 위한 주제였다”면서 “스트륌키스트의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모든 형태의 인간의 신체를 축복하길 원한다”고 답변했다. 그의 작품은 내년 8월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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