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혁의 북유럽 이야기] 온라인 시대의 씁쓸한 단상
[최연혁의 북유럽 이야기] 온라인 시대의 씁쓸한 단상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정치학과 교수
  • 승인 2017.11.08 14:05
  • 수정 2017-11-08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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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부터 행정 업무까지

스마트폰으로 해결되는 세상

면전 대화보다는 컴퓨터 앞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이들 늘어

 

 

요즘 인터넷 구매가 늘고 있는 추세다. 스웨덴도 예외가 아니다. 전통적 오프라인 상점들은 매장 판매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어 온라인 판매로 대개 운영하고 있다. 대형 가전제품부터 자동차, 가구, 의류, 신발과 같은 생활용품뿐 아니라 기술용역서비스 주문, 하물며 중고시장, 이제는 오프라인에서 구매할 수 없는 것이 있을까 할 정도로 생활 깊숙이 온라인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간단한 장바구니도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고 아파트까지 배달해 주는 서비스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연금생활자나 장애인 그리고 자동차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인터넷 구매 후 집까지 배달하는 서비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연말정산을 위한 세금신고도 종이대신 간단하게 국세청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1~2분 정도면 해결된다. 주민생활과 관계된 서류도 국세청에서 온라인으로 바로 PDF 형태로 발급받는다. 관공서 통합사이트에는 모든 국민이 개인계정이 개설돼 일반우편으로 통지 받았던 중요한 관공서 발급 서류들을 이제는 온라인으로 받을 수 있어 종이 없는 행정이 뿌리를 내렸다. 간단하게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연동시켜 놓기만 하면 발급 서류들을 개인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다른 관공서에 제출하는 서류들도 PDF면 해결되니 굳이 종이로 인쇄했다가 다시 스캔해 보내는 수고를 더는 셈이다. 쇼핑과 행정 업무까지 이제는 손안에 있는 스마트폰 하나면 모두 해결이 되니 얼마나 편한 세상인가?

오늘 아침에 출근하니 수업시간에 들어오는 학생에게서 전자우편으로 편지가 하나 와 있었다. 2년 전에 교통사고를 당할 때 받은 내상으로 뇌신경을 다쳐 가끔 기억력이 떨어지고 수업시간에 집중을 할 수 없어 개인적 도움을 받을 수 없느냐는 질문이 요지였다. 세미나 때마다 뛰어난 학생이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던 학생이었기에 기억에 남는 학생이었다.

그런데 예전 같으면 얼굴을 맞대고 본인의 힘든 부분을 이야기하며 도움을 요청했을 텐데 요즘은 학생들이 면전 대화보다는 컴퓨터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한다. 이 학생도 예외가 아니었을 것이다. 이제 학교에서의 대화도 온라인으로 들어가 있는 셈이다.

우리가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점차 줄어지게 된다. 매장에 직접 가서 구매하는 형태가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온라인 구매를 위해 필수가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미 몇몇 여행사들은 벌써부터 여행 상품 판매를 위해 여행지를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언제가 온라인이 대세가 되면 이제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줄어들게 될 것이다.

수업시간이 되어 교실을 들어설 때면 항상 밖에서 앉아 있는 사람이 있어 물었다. 왜 수업 때면 똑같은 시간에 밖에서 기다라고 있느냐고? 대답은, 함께 등교시켜 주는 장애인 학생이 있어 교실에 데려다 주고, 수업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이었다. 수업에 들어 오는 학생 중 휠체어를 타고 오는 학생이 있다는 것이 문득 생각났다. 혼자 휠체어를 운전할 수 없는 장애학생이기 때문에 꼭 다른 보조자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학생이다. 지적능력과 언어능력은 일반학생과 같아 토론 때면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학생이다.

성탄절과 연말연시가 다가오고 있다. 온라인으로 감사한 분들께 선물을 구매하고 배달을 위해 주소만 입력하면 된다. 그런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 몸을 가눌 수 없는 장애인, 따뜻한 가정의 정을 그리워하는 어린이 집 원생들, 집 없이 밖에서 추위를 견뎌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따듯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까? 온라인시대에 오프라인의 행위가 점차 그리워져가는 것이 낙엽이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은 늦가을 탓일까?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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