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6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해임 건의와 관련 “인사권자가 최종 결정할 문제”라면서 “저는 여성가족부의 업무에 충실하겠다”고 6일 말했다.

이날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에 대해 탁현민 행정관의 해임 건의에 대해 분명히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자 이같이 답변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번 국감을 앞두고 탁현민 행정관의 증인 채택을 여당에 요구했으나 여야 간사 간 합의에 실패해 소환하지 못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 전원이 다양한 방식으로 탁현민 행정관의 청와대 근무가 잘못됐다면서 심각성을 강조했다. 청와대에 해임 건의 이후 정 장관에 대한 경질 청원 역풍, 청와대 성희롱예방교육 실시 여부와 이에 대한 여성가족부의 답변 내용,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성차별 문제, 한샘 성폭행 사건 등 다양했다.

의사진행 발언 기회를 얻은 송희경 한국당 의원은 “탁현민 행정관이 국정 감사 증인 채택 불발은 국회가 무시당한 것이고 서글프다”이라고 말했고, 같은당 신보라 의원은 “여가위 국감에서 다루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승희 한국당 의원은 “여성가족부에 청와대에 성폭력예방 교육 실시 여부에 대해 자료 제출을 계속 요구했으나 안 왔다. 나중에는 청와대에 직접 요청하라는 답변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을 통해 청와대에 자료 제출을 요청했는데 자료가 너무 무성의하다”면서 “교육을 실시하지 않아서 여가부가 제출을 안한건지, 있는데도 제출 안한건지 답변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가위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탁 행정관 얘기가 나오는 게 염려된다”면서 “자유한국당 젠더인식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서 예민하고 섬세하게 들여다본다면 이견이 없지만, 매번 다른 문제가 아니라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서만 집중하는 게 다른 정치적 함의가 없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물귀신 작전이 아니”라면서 “내로남불이 유행인데 제1야당 홍준표 대표의 돼지 발정제는 단순한 여성 비하가 아니라 심각한 범죄 수준인데 용인하고 있다”면서 문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의원의 맞은편 좌석에 앉은 임이자 한국당 의원은 “싸우자는 얘기지”라면서 언성을 높이고, 같은당 김승희 의원은 “동료 의원의 질의를 평가하지 말라”고 이 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을 비판했다.

여야의 갈등 양상이 시작되자 야당 간사인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이 중재에 나섰다. 그는 “성평등 정부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 페미 대통령 자임 대통령이 여러 단체 건의, 장관님 건의 무시했다는 건 저도 유감”이라면서 “그러나 여가위에서 다룰 문제가 굉장히 많은데 매번 탁 행정관 얘기를 하는 건 낭비이므로 이 정도로 덮고 정책 감사 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질의 중에도 한국당 의원들의 탁 행정관 문제 지적은 계속 이어졌다. 김승희 의원은 정 장관이 탁 행정관의 해임 건의와 관련해 지난 회의에서 “무력하다”고 말한 것에 대해 “능력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면서 “장관 자리에 앉아있는 것에 대해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보류 결정에 직간접적 원인이 된 박근혜 정부의 문제와 화해치유재단을 둘러싼 문제 등에 대해 질의하면서 전 정권의 정책 실패를 부각시키는데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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