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제52회 전국여성대회 개최

62개 회원단체와 여성 지도자 2000여명 모여

“정의로운 사회, 차별 없는 사회 실현,

민주주의 완성 위해 ‘여성 참여 50%’ 달성해야”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제52회 전국여성대회에서 결의문 채택에 이어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제52회 전국여성대회에서 결의문 채택에 이어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사회는 평등한가? 여성들의 지위가 높아졌다고들 하지만 차별 없는 세상은 정말 도래했는가. 여성들은 답할 것이다. “아니”라고. 이에 여성들이 사회에서, 일상에서 겪는 성차별을 규탄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회장 최금숙) 주최로 열린 제52회 전국여성대회에서 여성들은 한목소리로 외쳤다. “차별 없고 정의로운 사회, 민주주의 완성 위해서는 여성참여 50% (달성해야)!” 

이날 62개 회원단체와 회원을 비롯해 전국의 여성 지도자 2000여명은 ‘정의롭고 차별 없는 사회, 여성이 주도한다!’를 주제로 여성이 사회에서 겪는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과 이를 주도하는 여성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시간을 가졌다.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제52회 전국여성대회에서 김형준 명지대 교수가 주제강연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제52회 전국여성대회에서 김형준 명지대 교수가 주제강연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부 시작에 앞서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여성의 실질적 참여 확대가 정의로운 사회 실현의 첩경이다’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김 교수는 “대한민국은 공정한가? 여성의 역량이 높은데 격차가 벌어지는 건 차별이다. 양성평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양성평등이 여성만을 위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일·가정 양립, 저녁 있는 삶, 함께 더불어 아이를 기르는 것이 여성만을 위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은 개헌을 이야기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자치분권이라고 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또 다른 축은 바로 양성평등 실현이다. 남녀가 함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때 국가 경쟁력이 상승한다”며 “성격차 지수가 높은 국가는 전세계적으로 높은 청렴도를 자랑하며, 여성임원이 많을수록 기업의 실적도 높아진다는 실제적 근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젠더 이퀄리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회, 정당 등은 모든 면에서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며 “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대표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여성들의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하며 4P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무한한 잠재력(potential)을 지닌 여성들이 열정(passion)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participation)해 패러다임(paradigm)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 여성할당이 높아져 세상이 바뀔 것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행동하지 않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성평등이라는 철학으로 무장한 뒤 투사처럼 행동해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제52회 전국여성대회에서 최금숙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제52회 전국여성대회에서 최금숙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은 대회사에서 “여전히 우리사회에서는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차별을 받고 있으며 불평등한 상황에 처해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에서 여성장관 30%대를 달성했으나 이는 우리사회 남녀 구성원의 성 비율을 반영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폭력, 가정폭력, 사이버 성폭력 등은 여성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진정한 성평등 사회는 여성에 대한 어떠한 차별도 없고 동등한 대우가 이뤄질 때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번 여성대회가 여성이 겪는 모든 차별을 해소하고 진정한 성평등 사회, 정의롭고 차별 없는 사회를 이뤄나가는 여성의 힘을 모으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제52회 전국여성대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제52회 전국여성대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한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성별임금격차 최하 수준이며, 남녀고용평등법이 시행된 지 오래지만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유리천장도 여전히 존재한다”며 “정부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이런 현실을 바로잡아 성평등 정책을 실천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취업, 임금, 승진 상의 성차별을 없애갈 것”이라며 “공공부문부터 유리천장을 깨기 시작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여성 능력을 활용하지 않고서는 세계 어느 국가도 발전하기 어렵다”면서 “오늘 오전 정부는 공공부문에서 여성 고위직 늘이기 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공공부문 여성 보위직의 비율을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높게 잡았다. 이것이 민간부문에도 하루빨리 확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옥수 대한간호협회장, 이형선 전라남도 여성단체협의회장은 결의문 낭독에 나섰다. 이들은 “제52회 전국여성대회에서 우리는 현재 여성이 겪고 있는 직·간접적인 모든 불평등을 해소하여 정의롭고 차별 없는 사회를 주도해 나아갈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여성 폭력 근절, 동일노동 동일임금, 유리천장 타파, 여성에게 동등한 교육 기회와 참여 보장, 남녀동수 정치 참여, 개헌 성평등 조항 포함, 부정부패 척결 및 청렴한 사회 실현, 성평등 교육 의무화 등을 결의했다.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제52회 전국여성대회에서 결의문 낭독이 진행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제52회 전국여성대회에서 결의문 낭독이 진행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결의문 채택 후 행사 참석자들은 올해 대회의 주제가 새겨진 스카프를 들고 ‘정의로운 사회 실현은 여성참여 50%!’ ‘차별 없는 사회 실현은 여성 참여 50%!’ ‘민주주의 완성은 여성참여 50%!’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의지를 다졌다.

2부 시상식에서는 김경오 대한민국항공회 명예총재가 제17회 김활란여성지도자상을 수상했다. 제50회 용신봉사상은 서두연 마산합포할머니봉사대 전 회장이 받았고, 사회 각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으로 시대를 앞서가는 현대 여성상을 구현한 제30회 올해의여성상은 배구선수 김연경에게 돌아갔다. 현재 중국 상하이에서 활동 중인 김연경은 메시지를 통해 “앞으로 배구선수로서 대한민국 여성의 이름을 세계로 알리도록 더욱 노력하고 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국여성대회 개최를 축하드린다. 대한민국 여성을 위해 더욱 힘써달라”고 전했다. 2017 여성1호상은 박경순 동해지방해양경찰청 기획운영과장이 수상했다.

우수지방자치단체장상은 송하진 전북도지사, 이근규 제천시장, 오시덕 공주시장,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받았다.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제52회 전국여성대회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제52회 전국여성대회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962년부터 매년 개최돼온 전국여성대회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여성과제를 공론화하고 새로운 여성운동 방향을 제시해 왔다. 또 사회 각 분야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사회 발전과 여성의 권익 향상을 위해 애쓴 여성들에게 표창하고 격려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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