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여군 성폭력 전직 국방장관 유죄판결

여군 불만사항 반영 지난해 장교 20명 해고

전 최고위 여성장성 성희롱예방교육과정 개설도

이스라엘에서 군대내 성폭력 해결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군내 성폭력으로 전직 국방장관이 유죄판결을 받은 데다 지난 해에는 장교들이 해고되는 등 상황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여기에는 여성으로서 가장 높은 계급까지 올랐던 헤드바 알모그의 노력도 한 몫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달 21일 이스라엘의 전직 국방장관인 이츠하크 모르데카이가 두 명의 부하여군을 성폭행한 혐의가 인정돼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에 대해 18세의 한 여군은 “이런 사건은 군에서 빈번히 발생한다”면서 “모르데카이가 처벌을 받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대의 경우 마초 문화에다 젊은 여군이 대부분 남성 지휘관 아래에 있는 상황이 성폭력을 부추긴다. 또 군대내의 위계질서는 이 같은 문제가 드러나는 것을 수년간 막아왔다. 이스라엘 여성은 고등학교 졸업 후 2년간, 남성은 3년간 군에 복무해야 한다.

이제 지휘관들은 15분 분량의 비디오가 포함된 ‘성적 학대 금지’에 대한 지침서를 받게 된다. 또 일년에 두 번 강의도 받는다. 지난 해 여성 군인들은 성적 괴롭힘에 대한 불만사항 250건을 제출하기도 했다. 또 이 문제로 20명의 장교들이 해고됐다.

25년간 군에 재직하며 여단장까지 올랐던 예비역 장성 알모그의 노력은 이같은 변화를 가져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1987년 최초로 군내 성희롱 문제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알모그는 “당시에 상관들은 이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어 ‘당신들의 딸도 여기 있지 않냐’고 말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1999년 소송을 통해 부하 여군을 성희롱 한 준장을 사임시켰으며 이후에도 비슷한 2건의 소송에서 승리했다.

그는 남성들이 “우리는 단지 친밀한 포옹과 키스를 원할 뿐이라고 변명하지만 여기는 군대임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라디오의 군담당 통신원인 카멜라 메나쉬는 “2년 전에는 여성들이 성적 괴롭힘에 대해 불평하는 것조차 두려워했지만 이제는 전반적인 자각이 일어나고 있다”며 사람들의 태도가 변하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도 있다. 두 군대 장교의 딸인 한 20살 여군은 “성적 괴롭힘에 대해 불평한 한 여군을 오히려 군대에서 해고한 경우도 봤다”면서 “우리가 사건을 신고해도 이에 대해 조사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송안 은아 기자se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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