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성 감독

‘박남옥, 홍은원부터 이경미, 윤가은까지’

50년대 한국 최초의 여성 감독 등장 이후 명맥 이어

2000년대 여성 감독 대거 등장으로 부흥기 맞아

여성 감독이 설 자리가 없다. 과거보다 후퇴한 현재 영화계는 철저히 남성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게다. “괜찮은 여성 감독이 없으니 남성 감독을 쓰는 것 아니겠냐”고. 하지만 한국에도 여성 감독의 계보가 있다. 50년대부터 이어져 온 명맥이 분명 존재한다. 척박한 환경을 뚫고 나와 당당히 능력을 내보인 이들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여성 감독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부흥기를 맞기도 했다. ‘쓸 만한’ 여성 감독들은 있다. 아니, 많다. 

 

임순례 감독 ⓒ뉴시스·여성신문
임순례 감독 ⓒ뉴시스·여성신문

 

‘여성감독 주축’ 임순례 감독(1960~)

2008년 개봉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으로 제29회 청룡영화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명승부를 펼쳤던 여자핸드볼 선수들의 감동실화를 다뤘다. 목표를 향해 힘차게 도전하는 여성들을 그려내 4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1996년 ‘세 친구’로 장편 데뷔한 임 감독은 차이를 다름으로 인정할 수 있는 사회를 소망하는 영화 ‘날아라 펭귄’(2009), 남들과 다르게 살아도 괜찮다는 최해갑과 그 가족이 행복을 찾아 남쪽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남쪽으로 튀어’(2012), 줄기세포 조작 사건을 다룬 ‘제보자’(2014) 등을 연출했다. ‘영화에 미쳐보자’는 생각으로 1988년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난 그는 1992년 프랑스 파리 제8대학교에서 영화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처음 연출한 단편 ‘우중산책’으로 1994년 제1회 서울 단편영화제 대상과 젊은 비평가상을 수상했다. 변두리 영화관에서 매표원으로 일하는 비혼 여성이 느끼는 삶의 공허함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현재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의 대표를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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