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의 젠더 폴리틱스] 성평등 구축이 혁신 성장의 마중물이다
[김형준의 젠더 폴리틱스] 성평등 구축이 혁신 성장의 마중물이다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 승인 2017.10.25 15:37
  • 수정 2017-10-25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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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과 규제 개혁을 통한 혁신성장

문재인 정부 핵심 경제정책으로 부상

정책 성공 위해 성평등 구축 마련돼야

 

 

한국갤럽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10~12일)에 따르면, 향후 1년 경기 전망에 대해 ‘좋아질 것’ 24%, ‘나빠질 것’ 30%, ‘비슷할 것’ 43%로 나타났다. 국정농단, 대통령 탄핵 등 문제로 사회 전반이 매우 혼란하고 불안정했던 지난해 말 조사에서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4%에 불과했고 ‘나빠질 것’이란 응답이 66%로 매우 비관적이었다. 아마도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낙관은 금물이다. 실업자가 향후 1년간 ‘증가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43%로 ‘감소할 것’(22%)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기대는 많이 하고 있지만 일자리 창출 성과는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 같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핵심 경제정책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소득주도 성장론이다. 임금을 포함한 가계의 소득을 늘려 이를 통해 소비를 활성화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것은 그동안 보수 정부가 추진했던 ‘선성장 후분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투자가 아닌 분배가 성장을 담보 할 수 있다는 논리다. 국민들의 소득이 늘어나면 소비가 늘어나고, 소비가 늘어나면 경제가 성장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기조 속에서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대폭 인상, 근로시간 단축(68시간→52시간)을 추진하고 있다. 근로 시간을 단축하면 누구가가 그 자리를 대체해야 하고, 그럼으로써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 질 수 있다. 새 일자리가 만들어지면 새로운 소득이 창출되고 소비가 늘어나 궁극적으로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

또 다른 축은 혁신성장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혁신 성장’도 주요 경제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9월 26일 국무회의에서 “혁신 성장에 대해서 경제 부처에서 보다 빠른 시일 내에 개념을 정립하고 구체적인 정책방안과 그에 대한 소요 예산, 정책들이 집행됐을 때 예상되는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하는 한편, 속도감 있는 집행 전략을 마련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이 수요 측면에서 성장을 이끄는 전략이라면, 공급 측면에서 성장을 이끄는 전략이 혁신성장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혁신 성장의 요체는 혁신과 규제 개혁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구상이다. 여하튼 현 정부의 경제 철학은 정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 경제를 중시해야 한다는 보수 경제 철학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혁신 성장은 성공할 수 있을까. 창업과 신산업 창출이 이어지는 혁신 생태계가 잘 조성되면 가능할지 모른다. 그런데 젠더 폴리틱스의 시각에서 보면, 성평등 구축이 혁신 성장의 성공을 결정짓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여성이 주요한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해서 목소리를 내면 소모적인 갈등은 줄어들고, 부패는 사라지며, 생산성이 높아지고 도덕성이 살아 숨 쉬게 된다. 이것이 국가 경쟁력의 원동력이 된다. 세계적으로 가장 깨끗하고 국가 경쟁력이 높은 북유럽 국가들의 공통점은 바로 여성들의 사회적 참여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여성의 대표성을 획기적으로 제고시켜 진정한 혁신을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도 함께 창출해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 등 디지털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진입 하고 있다. 분명,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국가와 기업이 세계 경제를 석권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연구자의 지적처럼 “우리나라는 초고속 통신망으로 대변되는 앞선 디지털 인프라, 적은 면적에 높은 인구 밀도,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기를 좋아하는 소위 얼리 어댑터들이 많은 친디지털 환경을 갖추고 있고, 이러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혁신적 기술들을 먼저 체험하고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면 4차 산업혁명의 선도 국가가 될 수 있다”. 문제는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 될수록 고용 환경의 양극화와 여성 일자리 상실로 인해 성 불평등이 더 심화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맞춰 맞춤형 여성 일자리 창출 정책이 시급하다. 단언컨대, 여성이 잘 돼야 나라가 잘 된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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