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까지 기본계획, 하반기까지 마무리 

빨래·청소·식사준비 등 보이지 않는 값 측량

정부가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해 공식 통계로 삼는다. 내년 3월까지 기본계획을 만들고 같은해 하반기까지 빨래, 청소, 음식 준비 등 가사노동의 보이지 않는 값을 측량해 통계 개발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가 공식 집계되지 않아 국내총생산(GDP) 결과가 왜곡됐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 평가는 가사노동이 재평가되는 기회이자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가사도우미, 산후관리사, 베이비시터서비스 등 가사노동 서비스를 표준화하고 제도화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사고 손해보상, 이혼 재산분할, 부부 간 상속·증여와 관련된 과세, 보험료 산정 기증 등에서 발생하는 차별을 줄일 수 있다.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 통계는 가계생산의 보완지표인 위성계정으로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선행연구 분석 등을 거쳐 개발할 예정이다.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식사 준비, 청소, 양육 등 가사노동 시간에 각 행동의 임금 수준을 적용해 산출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청소를 하루 3시간 했는데 시간당 1만원의 가치가 있다면 경제적 가치는 3만원이 된다.

가사노동 대상으로는 음식 준비, 세탁, 주거관리, 쇼핑 등 가정관리를 위한 행동과 가족과 가계 및 형제자매 등 가구원 돌보기, 자원봉사 및 친분 있는 사람 돕기 등이 포함된다. 반면 수면과 식사, 위생활동 등과 학습 관련 행동, 교제 및 여가활동 등은 가사노동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집계된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GDP 대비 산출해 국가 간 비교에도 사용할 예정이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GDP 대비 가사노동 비중을 통계 내고 있지만 한국은 근거가 없어 산출하지 못하고 있다. 1999년 김준영 성균관대 교수는 전업주부의 가사노동 가치를 월 113만원으로 추계하며, 이는 GDP의 약 15%를 차지하는 7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최저임금과 물가 인상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면 현재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과거에도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매기기 위한 시도가 있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008년 전업주부의 하루일과를 37개 항목으로 만들어 노동시간 대비 월급을 계산한 ‘전업주부 연봉계산기’를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8살 딸과 3살 아들을 키우는 37살 전업주부의 월급을 따져보면 약 371만원, 연봉은 4452만원이었다. (관련기사▶ 가사노동 불평등 보고서③] 전업주부 연봉은 '374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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