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맞은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페미니즘 리부트’로 여성문제 관심 높아지며

여성문화예술인들 활약 눈에 띄어 

양성평등문화인상에 한태숙 연출가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에 『82년생 김지영』

청강문화상 공연예술단체 뭎

문화예술특별상 을주상 여성문화예술단체 문화기획달

신진여성문화인상 10인 수상 영예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7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 후 수상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7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 후 수상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문화를 통해 성평등을 확산하는 데 기여한 문화예술인들을 격려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올해 10회를 맞는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은 페미니즘 리부트 시대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열기를 띠었다. 

‘2017 올해의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양성평등문화인을 지원하고 격려하는 자리다. 여성문화네트워크(대표 박혜란)와 여성신문사(대표 김효선)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가 후원한다. 양성평등문화상은 2008년 제정된 ‘올해의 여성문화인상’이 확대된 사업으로 2015년 여성발전기본법이 양성평등기본법으로 개정되면서 양성평등 실현 정책의 필요에 따라 명칭을 바꿔 시행하게 됐다. 

 

양성평등문화상 10년을 맞아 올해 시상식에는 역대 수상자들도 함께 해 자리를 빛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양성평등문화상 10년을 맞아 올해 시상식에는 역대 수상자들도 함께 해 자리를 빛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양성평등문화상 10주년을 맞아 올해 시상식에는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장, 박영숙 트렁크갤러리 대표, 강미사 에이블뮤직그룹 대표, 수중사진작가 와이진, EBS 이윤녕 기자, 한국화가 김현정,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 피아니스트 송세진, 박경주 샐러드극단 대표, 배우 로나드 마테오, 김수정 한국입양어린이합창단장 등 역대 수상자들도 함께 해 자리를 빛냈다.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을 수상한 한태숙 연출가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을 수상한 한태숙 연출가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받는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인상은 한태숙 연출가가 수상했다. 1977년 연극 ‘더치맨’ 연출로 데뷔한 한 연출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하나코’, 안데르센 동화연극 ‘엄마이야기’, 창극 ‘장화홍련’ ‘레이디 맥베스’ 등 다채로운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30여년간 열정적인 연출 활동으로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했으며, 여성의 사회적 문제를 다룬 극 연출로 양성평등 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한 연출은 “상금의 무게만큼이나 무거운 상패다. 사실 제가 무대밖에 모른다. 그래서 수상소식을 들었을 때 ‘내가 상을 받을만한 활동을 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오늘 이 자리가 어떤 시상식장보다 왕성한 기운이 들어 좋았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을 수상한 조남주 작가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을 수상한 조남주 작가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은 여성들이 처한 불평등한 현실을 이야기해 양성평등 문화 확산에 기여한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선정됐다. 저자인 조남주 작가는 결혼, 취업, 경력단절, 독박육아 등 현대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을만한 일상적 성차별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풀어내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이날 조 작가는 수상소감을 통해 “지난해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 수상작이 경력단절 여성들의 재취업 이야기를 그린 EBS 다큐멘터리라고 들었다. 제 소설은 경력단절을 맞게 된 여성의 이야기다. 그래서 이번에 상을 수상하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이게 기뻐해야 할 일인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앞으로는 여성들의 경력단절 이야기를 벗어나 그 다음의 이야기가 상을 받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멋진 여성분들을 많이 만나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청현문화재단 후원상인 청강문화상을 수상한 공연예술단체 뭎의 손민선 건축가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청현문화재단 후원상인 청강문화상을 수상한 공연예술단체 뭎의 손민선 건축가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청현문화재단 후원상인 청강문화상은 공연예술단체 뭎에게 돌아갔다. 뭎은 안무가와 건축가 간의 협업을 통해 공연예술 분야의 저변을 넓힘으로써 문화산업 콘텐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안무가 조형준과 건축가 손민선이 주축이 돼 활동하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손민선 건축가는 “건축과 공간은 공간과 사람을 다룬다는 점에서 교차하며 만나는 지점이 많다. 앞으로도 새로운 방법으로 관객을 만나는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문화예술특별상 을주상을 수상한 여성문화예술단체 문화기획달의 정상순 대표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문화예술특별상 을주상을 수상한 여성문화예술단체 문화기획달의 정상순 대표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문화예술특별상 을주상은 여성문화예술단체 문화기획달이 수상했다. 지리산 자락에서 활동 중인 문화기획달은 계간지 ‘지글스(지리산에서 글쓰는 여성들)’로 이름을 알렸다. 여성들이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주체적으로 지역사회를 변화시켜나가고 여성문화를 확장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정상순 문화기획달 대표는 “저희가 활동하는 곳은 남원시 산내면 삼화길이다. 저를 비롯해서 수많은 귀촌, 귀농인들이 원주민과 귀촌·귀농인 사이의 경계에서 서성인다. 특히 여성들의 삶이란 더 녹록치 않다”며 “저희는 ‘여성도 여기에 살고 있다’고 얘기하기 위해 4년간 활동해왔다”고 소개했다. 정 대표는 “(단체 활동을 해오면서) 많은 얘기를 들었다. ‘왜 여자들 너네들끼리만 하냐’ ‘우리는 평화롭게 살려고 이 마을에 내려왔는데 너희는 왜 분란을 일으키냐’는 식이었다”며 “저희 활동의 목표는 누군가의 희생을 기반으로 하는 평화를 깨는 것,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낮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이 대안이 되는 지역사회를 위해 훨씬 더 재밌게,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진여성문화인상 수상자들이 시상식 후 자리를 함께 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신진여성문화인상 수상자들이 시상식 후 자리를 함께 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올해 신진여성문화인상은 전시기획자, 가수, 시각예술가, 미술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 10명이 수상했다.

△창의적이고 탁월한 전시기획으로 제주를 국제적인 예술관광 도시로 발전시킨 전시기획가 강명순(아트제주 대표) △대중음악을 통해 젊은 세대의 여성인권 의식과 여성문화 대중화에 기여한 래퍼 슬릭(김령화) △페미니즘 작가로 여성들이 겪는 차별을 시각예술로 표현해 여성문제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한 시각예술가 봄로야(김은진) △장애인들의 예술활동을 격려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협업을 통해 행복한 통합사회를 구현하는 데 기여한 미술작가 김형희 △다양한 시각예술 활동을 통해 소수자 인권향상에 기여한 설치미술가 박윤주 △세계적인 무대에서 한국음악인의 저력을 보여주며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자긍심을 높이는 데 기여한 바이올리니스트 양윤정 △지역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콘텐츠 제작을 통해 새로운 창작 문화트렌드를 이끈 콘텐츠기획가 윤서원 △장애인의 사회적 진출을 도우며 장애인들의 문화예술 활동을 위한 기반마련에 힘쓴 캘리그라퍼 이은희(들꽃 캘리그라피 대표) △거리예술과 공공예술 작업 활동을 통해 문화예술 활동의 중요성을 알리며 문화적 소통에 기여한 공연예술가 정혜윤 △섬유미술과 회화를 접목시키는 작업으로 창의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함으로써 예술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미술작가 황혜정 등이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수상했다.

 

박혜란 여성문화네트워크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박혜란 여성문화네트워크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박혜란 여성문화네트워크 대표는 “올해는 페미니즘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열정이 높아진 것을 증명하듯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분들의 콘텐츠가 접수됐다”며 “양성평등문화 확산은 열 마디, 백 마디의 말보다도 창의적인 작품 하나에 깃든 파급력에서 시작될 수 있다. 앞으로도 양성평등문화상이 곳곳에서 문화적 자원을 키워나가는 문화인들에게 따뜻한 격려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효선 여성신문 대표는 축사를 통해 “문화예술 분야에는 재능 많은 여성 문화예술인들이 많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쳐 자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많다. 여성 문화예술인들의 재능이 최대한 발휘된다면 우리사회는 매우 풍요롭고 멋진 사회가 될 것”이라면서 “한 사회의 수준은 문화의 수준으로 결정된다고 한다. 예술인들의 꿈이 이뤄지고 그를 통해 이 세상에 신나는 일이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시상식 후 내빈 및 수상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시상식 후 내빈 및 수상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번 행사에는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 박영철 청강문화산업대 부총장, 고애란 연세대 생활과학대학 의류환경학 교수, 서은경 연세대 생활환경대학원 책임연구원, 김혜숙 국립국악원장, 신종호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 2015년 수상자인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장, 진금옥 제주한미몬테소리협회장, 이수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평등사회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 박서경 일경장학재단 이사장, 이상문 인천시장애인체육회 부회장, 차문경 여성문화네트워크 이사, 윤정연 TMP 총동창회 사무총장, 영화평론가 곽영진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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