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헌 8조 ‘지자체장 여성 공천 제외’ 성차별 논란
민주당 당헌 8조 ‘지자체장 여성 공천 제외’ 성차별 논란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7.10.17 23:29
  • 수정 2017-10-20 2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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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당헌 8조

여성 공천 30%의무 속


‘자치단체장 여성 공천 제외’

성차별적 독소 조항 논란

여성 정치 참여 확대 위해

조항 삭제·단수추천 필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헌 내 성차별적인 독소조항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민주당 당헌(당의 헌법) 제8조 성평등 실현 조항은 ‘우리 당은 여성의 정치참여를 보장해 실질적인 성평등을 구현하고, 여성 당원의 지위와 권리에 대하여 특별히 배려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제8조 2항에는 지방자치단체장 여성 공천을 저해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주요당직과 각급 위원회의 구성, 공직선거의 지역구선거후보자 추천에 있어서 당헌·당규로 정하는 바에 따라 여성을 100분의 30 이상 포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도 동시에 ‘지방자치단체의장선거후보자 추천은 제외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즉 여성 후보 30% 공천을 의무화하면서도 지자체장 후보는 배제한 독소조항이다. 여성신문은 지난 8월 22일 1454호에서 해당 조항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민주당은 몇 년 전 지자체장 후보로 여성을 찾기 힘들다는 이유에서 이같은 내용을 당헌에 넣은 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참여에서의 불평등을 개선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제1당이 차별을 부추기는 조항을 수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구당과 시도당이 공직선거법과 당헌이 명시한 여성 30% 공천에 해당하는 국회의원은 물론 광역의회 의원이나 기초의회 의원 등 조차 30% 공천을 이행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제외조항까지 둔 것이다.

여성 지방자치단체장 수는 광역지자체 17곳 중 0명, 기초자치단체 225곳 중 9곳에 불과해 4%에도 못 미친다. 대체로 중앙정치보다 지역정치에서 여성의 참여가 더 활성화된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여성 참여는 재앙 수준이다. 풀뿌리 생활정치라고 불리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여성의 참여가 되지만 정치에선 여성들의 설 자리조차 없다.

민주당 소속으로 지방자치단체장 출마를 검토 중인 여성 후보 A씨는 “지자체 후보 추천 제외 조항은 당연히 삭제돼야 한다. 경선에 나설 여성 후보가 없다고들 하지만 이 조항이 여성 인재를 찾지 않아도 되는 면피용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기초자치단체장 출마를 사실상 확정한 B씨는 또 “민주당이 진보정당이지만 여성에 관해서는 굉장히 인색하고 덜 진보적이다”고 꼬집었다. 대통령도 남녀동수 내각을 지향하는 상황에서 당헌당규 내용을 구체적으로 담기도 하고 그 이상으로 의지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과, 공천에 영향을 미칠 지구당‧시당 위원장이 대통령 뜻을 따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한결같이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당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자체장 여성 공천 사례를 비교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당시 기초자치단체장의 경우 새누리당은 27.3%의 후보자를 경선을 통해 선출했고, 여성의무공천과 여성우선공천을 통해 선출된 여성후보자는 63.6%였다. 새정치민주연합도 25.0%를 경선을 통해 선출됐으나, 여성의무공천은 0.0%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창당 직후 특수한 상황이어서 단순비교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만 서울 강남3구 모두 새누리당 여성 단체장이 탄생한 것은 여성 정치현실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A씨는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여성 구청장을 대거 배출하는데 성공한 자유한국당이 이번엔 당의 위기 탈출을 위한 자구책으로라도 여성 후보 당선에 더 노력할 것으로 보여 더 걱정된다”고 밝혔다.

 

여성 30% 공천 지켜야...지자체장 예외 안 돼

특히 내년 지방선거는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많아 당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먼저, 당 안팎에서 여당의 공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성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여성 출마 희망자는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내각 30% 여성 임명은 정치 참여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을 일으키는 기폭제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기초·광역의회에서 경험을 쌓은 여성들이 축적되면서 여성 인재풀도 대폭 늘어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개최된 민주당 현직 여성 지방의원 워크숍의 분위기도 크게 고무됐다.

당내에서 여성 정치 발전을 이끄는 책임을 맡은 양향자 전국여성위원장(여성최고위원)은 당내 정당발전위원회(이하 정발위)에 개선을 위한 의견을 제시한 상태라고 밝혔다. 지자체 후보 제외조항 삭제 등의 당헌 개정과 함께, 당헌에 명시돼 있는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 설치 이행 등을 정발위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추미애 당대표도 당세 높은 지역에 전략적으로 여성을 등용시키자는 말씀을 자주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역 여성 의원 C씨는 당의 움직임이 이미 늦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미 지역 내에서는 출마를 생각하는 능력있는 여성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당헌에서조차 여성 단체장을 의무공천을 제외해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고, 남성들과 경선을 아무런 지원 없이 붙일 때 가질 수 있는 어려움이 여전해 포기하는 여성들도 더러 있다”고 했다. 여성들이 경선만 통과하면 본선 경쟁력에는 차이가 별 없다는 점도 당이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 후보군들은 당의 여성 공천 확대를 위해 여러 개선점을 제시했다.

A씨는 “대통령은 내각 구성의 규정에도 없는데 여성 30%를 임명했고, 임기 중 50%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면서 “촛불 민심도, 성평등 사회로 가는데 중요한 동력이 되는데, 당은 그런 부분에서 30% 여성 공천 의무조항부터 지키고 이때까지 여성이 한명도 없는 광역지방자치단체장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B씨는 “당이 전략공천까진 어렵다면 단수추천 정도는 적극 고려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했듯이 여성우선추천지역을 지정하는 방법도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또 경선 가산점 20%를 30%로 상향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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