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0억→51억으로 예산 증가, 참여부처 확대”

블랙프라이데이처럼 되려면 기업 자발적 참여 중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개막한 28일 서울 명동의 한 가게에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가 걸려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코리아세일페스타’가 개막한 28일 서울 명동의 한 가게에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가 걸려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정부 주도의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행사 당일 전 새벽부터 상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소비자들의 열렬한 기대 속에 진행된다. 반면 지난달 28일 시작한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시작한 지 2주나 지났지만 아직 이를 모르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다.

11월 마지막 목요일부터 다음날까지 이어지는 미국의 할인행사는 유통업체가 제조사에서 해가 넘길 물건을 싼값에 매입해 큰 폭으로 할인 판매한다. 유통사가 판매수수료만 챙기는 국내 구조와는 다르다. 미국 유통점이 상품을 대량 구매해 싼값에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지만 우리는 유통점에서 일방적으로 할인율을 정할 수 없는 구조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정부주도형 내수진작 정책이다. 반면 블랙프라이데이는 제조·유통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행사를 진행한다. 제조사는 재고 처리를 할 수 있고, 소비자는 일 년에 단 한 번 80%에 이르는 할인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기업과 소비자에게 모두 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코리아세일페스타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외면을 받는 현실이다.

이와 관련 올해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지난해보다 참여기업과 행사가 확대되고, 범 정부 차원의 지원이 지난해보다 더욱 확대·강화됐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지난해 340여개 기업이 참여했던 것과 달리 올해 코리아세일페스타에는 40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예산 또한 지난해 40억에서 51억원으로 늘었다. 참여부처 또한 확대됐다”며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중소기업부, 행정자치부,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외에 농수산식품부와 해양수산자원부 등이 신규 참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참가기업들의 코리아세일페스타 참여 수준은 미미하다. 옥션과 G마켓, 11번가 등 주요 온라인 쇼핑 사이트는 입점 제품들의 개별 할인 행사 외 할인 쿠폰을 코리아세일페스타 명목으로 선보였지만, 실제 최대 할인 금액은 5000원 수준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체와 유통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가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진행된 기간이 가을 정기 세일과 겹쳐 매출이 늘긴 했지만, 이 행사 때문이라고만은 보기 어렵다”며 “처음 행사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대대적으로 다양한 할인과 이벤트를 했지만 올해는 참여 수준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간 협상으로 할인품목과 할인율이 결정되니 사실상 소비자들이 큰 할인을 못 받는 게 현실”이라며 “직접 얻는 이익이 크지 않아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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