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할인축제?

“코리아세일페스타, 처음 들어봐 

가을 정기세일과 크게 차이 안 나”

 

“‘국내 최대의 쇼핑관광축제가 시작됩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지난달 28일부터 10월 31일까지 34일간 진행되는 ‘대한민국 대표축제’입니다. 대규모 할인행사는 물론 외래 관광객 맞춤형 행사와 한류문화축제가 어우러진 국내 최초의 글로벌 쇼핑관광 축제입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 사무국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 나와 있는 설명 부분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시작했다. 메르스로 침체된 소비심리를 되살리고, 관광을 활성화한다는 목적이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했다. 올해는 ‘2015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를 발전시켜 3회째를 맞았다. 그러나 홍보 부족과 동시에 기대만큼 내수 진작 효과를 끌어내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부터 10월 9일까지 12일간 역대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를 실시했다. 10월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진행되는 온라인쇼핑몰 특가전 ‘사이버 핫데이즈’도 진행했다. 올해는 기존 중국인 관광객 위주였던 행사를 외국인 관광객으로 확장하고, 가상(VR) 스토어 등을 신설했지만 이렇다 할 만한 홍보 효과를 누리진 못하고 있다.

축제가 약 2주밖에 남지 않은 시점인데도 여성 소비자들은 대부분 “코리아페스타가 있는 줄도 몰랐다”는 반응이다. 성남시에 거주하는 주부 박모(53)씨는 “추석 명절 때부터 행사가 시작됐다고 하던데 시장과 대형마트, 백화점 등을 다 들려도 할인율이 평소와 차이가 없었다.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아예 행사 자체를 모르더라”고 말했다.

유행과 할인에 민감한 젊은 여성 소비자들조차도 이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직장인 이한나(26)씨는 “평소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등을 주로 사용하며 할인하는 상품이나 기업들을 눈여겨보는 편이지만 코리아세일페스타 관련 게시물을 본 적은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코리아세일페스타 하는 줄도 몰랐다” 등 SNS를 포함한 온라인 반응도 냉랭하기는 마찬가지다. 트위터 사용자 nya***은 “코리아세일페스타 할 때마다 이해가 안 간다. 한국 유통 구조상 외국의 블프(블랙프라이데이)처럼 세일도 크게 못 하고, 평소 할인율이랑 똑같다. 심지어 VIP 등급에도 크게 혜택 주는 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아무 맥락도 없이 쇼핑 행사를 정부 주도로 베낀 게 성공하면 그게 더 이상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번이라도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들어봤다는 소비자들은 일반 행사와 비슷한 수준의 할인율을 지적한다. 고혜리(30)씨는 “최대 80%까지 할인한다고 해서 백화점 행사장에 가봤더니 일반 가을 정기 세일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할인 상품들은 대부분 몇 시즌 전의 상품이거나 딱 봐도 재고처리를 하는 것 같은 상품들”이라며 “이런 상품을 고작 10~30%의 할인율로 구매할 소비자들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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