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탕 누아르’ 홍수 속에서

여성 누아르 시대는 올까 

기대 담은 ‘100% 여성 누아르’

가상 캐스팅을 해봤다

 

남성들이 떼거지로 나오는 ‘알탕 누아르’는 이제 지겹다. 여성끼리 죽이고, 배신하고, 사랑하며 우정을 얘기하는 누아르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한 트위터리안(@digg**********)의 말대로 누아르는 “참으로 뭇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단어”다. 이를 대변하듯 여성 누아르를 보고 싶다는 열망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누아르에 어울릴 만한 여성 배우들이 거론된 지 오래다. 김혜자, 윤여정, 김해숙, 김혜수, 전도연, 문소리, 전지현, 손예진, 김아중, 천우희, 김태리, 진경, 전혜진 등 배우는 차고 넘치지만, 한국영화 중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한 누아르는 눈 씻고 보려 해도 찾아볼 수 없다.

최근 배우 김혜수를 원톱으로 내세운 ‘미옥’을 통해 여성 누아르의 가능성이 가시화됐다. (물론 여성 누아르가 가능하다는 것을 ‘미옥’ 이전에도 관객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미옥’을 발판 삼아 앞으로 여성 누아르 시대가 도래하길 바라며 여성신문이 ‘내 멋대로’ 캐스팅을 해봤다. 캐스팅에 앞서 영화 시놉시스를 소개한다. 제목은 ‘달콤한 세계’. 달콤한 인생, 신세계, 미옥 등 기존 누아르 영화들의 내용을 차용했다. 클리셰로 뒤범벅된 스토리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국내 최대 범죄조직 ‘블랙썬’의 우두머리 혜숙은 어느 날 길거리에서 미영을 우연히 발견한다. 부모형제 없이 혈혈단신으로 자란 고아 미영은 혜숙의 눈에 들고, 이내 블랙썬에 입성한다. 냉철한 성격, 빠른 손, 명민한 두뇌로 어려서부터 해결사로서의 능력을 보이는 미영. 혜숙은 그런 미영을 자신의 오른팔로 삼기 위해 조직의 ‘에이스’로 키워나간다. 블랙썬은 점점 세를 불려나가며 재계 유력기업으로 커가고, 경찰조직은 블랙썬을 소탕하기 위해 신입 경찰 이현에게 잠입수사를 지시한다. 언더커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블랙썬으로 들어간 현은 미영을 만나고, 둘은 서로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낀다.

그리고 7년, 둘은 감정을 키워가며 조직의 실세로 자리매김해나간다. 혜숙은 미영과 현을 각각 오른팔, 왼팔로 삼아 블랙썬을 업계 1위로 만든다. 블랙썬을 누르기 위해 라이벌 조직 ‘레드문’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레드문 보스 정민은 전쟁을 준비한다. 현에게 잠입수사를 명한 경찰청 수사기획과 곽 과장은 두 조직의 전쟁을 이용해 범죄집단을 한꺼번에 소탕하기 위한 작전을 세우고, 미영에 대한 현의 감정을 눈치 챈 그는 현도 함께 처리하려 한다. 곽 과장의 속셈을 알게 된 현은 미영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 점점 다가오는 D-day, 살아남는 자는 과연 누구일까.

 

배우 문소리 ⓒ제14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제공
배우 문소리 ⓒ제14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제공

혜숙(문소리): 블랙썬의 수장. 산전수전 다 겪어 내공이 만만치 않다. 날카로운 눈 때문에 차가운 분위기를 내뿜지만 속은 따뜻하다. 겉으로 내색은 안 하지만 미영을 딸처럼 끔찍이 아낀다.

 

배우 김태리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배우 김태리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미영(김태리): 어려서부터 버림받아 거리의 부랑자로 자랐다. 살아남기 위해 안 해 본 것 없는 미영.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에는 왠지 모르게 슬픔이 서려있다. 자신을 거둬준 혜숙에게 충성하며 블랙썬에 헌신한다. 현을 만난 뒤로 메마른 감정에 사랑이란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배우 천우희 ⓒ뉴시스·여성신문
배우 천우희 ⓒ뉴시스·여성신문

이현(천우희): 깔끔하고 반듯한 이미지. 진중하고 차분한 성격이다. 경찰이 된 지 얼마 안 돼 막중한 임무를 맡는다. 블랙썬에 들어간 뒤 미영으로 인해 감정의 혼란을 겪고, 점차 조직에 물든다. 블랙썬의 3인자로 올라선 현은 미영이 자신의 사랑임을 인정하고 미영과 조직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

 

배우 김혜수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배우 김혜수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곽 과장(김혜수): 현을 조종하는 그림자. 블랙썬을 무너뜨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다. ‘블랙썬 완전 소탕’을 목표로 삼고 있다. 냉정하고 치밀하며 칼 같은 성격.

 

배우 진경 ⓒ뉴시스·여성신문
배우 진경 ⓒ뉴시스·여성신문

곽 과장 상사(진경): 곽 과장보다 한 수 위의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말 한 마디로도 분위기를 압도하는 위엄을 가졌다. 

 

배우 김아중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배우 김아중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곽 과장 부하직원(김아중): 곽 과장을 존경하며 믿고 따른다. 블랙썬을 잡아들이기 위해 곽 과장의 손발이 돼주며 여러 방면으로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

 

배우 임수정 ⓒYNK엔터테인먼트
배우 임수정 ⓒYNK엔터테인먼트

정민(임수정): 블랙썬의 2인자였던 정민은 혜숙을 배신하고 나와 자신의 조직을 만들어 세를 키운다. 블랙썬을 누르고 업계의 1인자가 되기 위해 전쟁을 준비한다. 피도눈물도 없는 잔인함을 지녔다.

 

배우 윤여정 ⓒ뉴시스·여성신문
배우 윤여정 ⓒ뉴시스·여성신문

블랙썬 왕 보스(윤여정): 블랙썬을 처음 만들어 키운 진짜 보스. 몇 년 전 혜숙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평안하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혜숙이 어려움에 처할 때면 제일 먼저 찾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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