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여성문화인상 김형희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 대표

장애인·비장애인 뮤지컬로 소통

 

김형희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 대표
김형희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 대표

장애인과 비장애인 배우들이 함께 만드는 뮤지컬 ‘비상’이 오는 11월 무대에 오른다. 장애인들이 다양한 예술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부제는 ‘춤추는 그림, 말하는 시, 행복찾는 음악’.

‘비상’은 장애예술이라는 장르를 개척하며 올해 신진여성문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의 김형희 대표의 작품이다. 김 대표는 전신마비 장애인으로 전동휠체어 없이는 거동이 불가능하지만 다방면으로 누구보다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화가, 장애인단체 대표, 임상미술치료사, 공연 기획, 전시 기획 등 다양하다.

 

김형희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 대표가 기획한 토탈아트 공연의 한 장면
김형희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 대표가 기획한 토탈아트 공연의 한 장면

장애인이 되기 전 그는 발레리나를 꿈꾸던 무용학과 학생이었다. 대학 4학년 때인 1992년 교통사고로 척수 손상을 입으면서 몸은 물론 마음도 다치고 말았다. “손가락도 움직이지 못해 자살조차 선택하지 못했다”는 그는 그림을 그리면 팔에 힘이 생긴다는 얘길 우연히 들었다. 그러나 연필을 쥘 힘이 없어 손과 연필을 붕대를 감았다. 세상에서 제일 무거웠던 연필 한자루를 종이 위에서 들어올리는 재활 훈련은 어깨뿐만 아니라 그의 마음도 치유해나갔다.

“무용잡지에서 무용수를 보고 무작정 따라 그리기 시작했죠. 점차 내가 표현해내는 부분들이 생겨나면서 작은 희망이 생긴 것 같아요. 10년쯤 지나 그림으로 가득 찬 방을 보고 무엇이든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 전시회까지 하게 됐고요.”

2006년 그에게 다시 위기가 왔다. 출산 후 심한 우울증이 왔다. 이때 미술치료를 시작하게 됐다. 그러면서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를 설립해 미술수업과 미술치료, 전시와 공연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대학원에 진학해 임상미술치료 석사학위를 받고 임상 3000시간, 100명이 넘는 사람과 마주했다. 중증장애인인 김 대표와 마주하고 희망을 얻는 장애인들이 많다고.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돼 영광이고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장애예술’이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싶습니다. 질적으로 낮은 게 아니라, 예술이 장애와 만났을 때 나타나는 분야죠. 이를 위해 특정한 분야가 아닌 토탈아트를 하고 싶어요. 뮤지컬도 포함되고요, 장애가 예술과 만나 무대 위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작업들을 확장해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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