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여성문화인상 설치미술가 박윤주

퍼포먼스적 설치미술 통한 공공미술

 

박윤주 설치미술가
박윤주 설치미술가

“소수자란 상대적인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정규직을 가진 정상인 남성을 제외하고는 모두 소수입니다. 그 상대적 고독을 배경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수상한 박윤주(32) 작가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예민한 감성으로 세상을 직면할 용기를 키워가는 한국의 공공미술가다.

박 작가는 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후 2013년 시화호 공공미술 프로젝트 작가로 선정됐고, 이후 독일에 유학을 하면서 드레스덴 쿤스트 하우스와, 베를린 고르키 시어터에서 전시 지원을 받으면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퍼포먼스로 시작한 그는 퍼포먼스적 설치미술에 집중하고 있다. “‘미술은 뭔가 시각적인 물질을 만들어내야 한다’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고 싶었다”고. 그래서 사물의 움직임에, 나아가 사람들의 행동에도 시선이 갔다고 했다. 움직임은 안에서 밖으로 나아감이고, 미술을 베이스로 그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설치 퍼포먼스와 영상 등의 조합을 구성하게 됐다.

그에게 자신의 작품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Pink to Brown, Single channel video 13’50”, installation, 2015‘를 꼽았다. 작가는 “한국에서 예술 작가로 생존하고자 했으나, 결국 실존을 위협하는 현실 앞에 무너진, 그래서 자기파괴를 선택하고야 마는 여성 예술가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소개했다.

 

박윤주 작가의 작품 Pink to Brown
박윤주 작가의 작품 'Pink to Brown' ⓒ박윤주 설치미술가

설치미술의 매력으로는 해방감을 꼽았다. 결과적으로 남는 것이 없기 때문에 회화 조소 등 다른 매체의 미술보다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늘 가난하지만 대신 더 자유롭다고 했다. 신진여성문화인상 수상 소감으로는 “여성으로써 항상 자리나 분야에 가더라도 느끼게 되는 일종의 자괴감이 있었다. 여성이라는 콘텐츠는 언제나 탁월한 소재라는 사실이 그 기시감을 반증하곤 했다. 그것은 나의 타고난 무기이자, 약점”이라면서 “그 거리감 안에서 늘 고민하는 제게, 더욱 고민을 해도 좋다고 응원해 주시는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예술가로서 생활고를 겪다가 학생에게 혜택이 많은 독일로 떠난 그는 죄책감도 드러냈다.

“한국 청년으로써, 외국에 살면서 고국이 겪고 있는 여러 고난들을 함께 살로 직면하지 못해 가졌던 죄책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이미 훌륭한 꼰대가 되어버린, 과거의 동료들도 보입니다. 항상 깨어있도록, 비겁한 사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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