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인 남녀 10명 중 6명이 ‘데이트폭력’을 경험했다는 조사결과가 밝혀졌다.

대구여성의전화는 지난 5월 대구·경북 4개 대학교 학생과 일반인 등 294명(여성 207명·남성 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응답자의 63.1%인 173명이 데이트폭력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별로는 여성 69.1%(132명), 남성 49.4%(41명)가 데이트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폭력이 시작된 시기는 ‘교제를 시작한 후부터 6개월 미만’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헤어지자고 말한 이후에는 신체적 피해가 9.1%로 가장 많았다.

유형별로는 휴대전화 점검, 옷차림 제한 등 ‘통제 폭력’이 94.3%(16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언어·정서·경제적 폭력’ 46.3%(81명), 세게 밀치거나 흉기로 위협하는 신체적 피해 22.3%(40명), 원치 않는 신체 접촉 등 ‘성적 폭력’ 30.6%(54명)이 뒤를 이었다. 

통제 폭력을 당한 후 피해자가 취한 행동을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가 52.3%(69명)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신체 피해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인 51%가 ‘상대에게 화가 나고 분노가 치밀었다’고 답했다. 한편 응답자 중 56.8%가 폭력을 당하고도 7개월 이상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여성의전화 관계자는 “데이트폭력은 연인관계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연애를 개인적인 일로 여기거나 성별 고정관념을 가져 데이트 관계에서의 통제와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사각지대에 있는 데이트폭력 피해자 보호와 지원 시스템과 관련한 법안이 시급히 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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