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여성가족위원장 남인순 의원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국회 여성가족위원장 남인순 의원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초등학생이 중·고등학생보다 성폭력 피해 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자 청소년은 남자 청소년에 비해 인터넷 공간에서 성폭력을 경험하는 비율이 9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여성가족위원장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의 ‘2016년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밝힌 바에 따르면, 스토킹과 성적 괴롭힘 등을 포함하여 성폭력을 한 가지라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 초등학생이 3.2%, 중학생이 2.4%, 고등학생이 1.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1년간 청소년 성폭력 피해 경험을 유형별로 보면, 초등학생의 경우 ‘말이나 눈짓, 몸짓으로 성적 모욕감을 주거나 괴롭힘을 당함’, ‘고의로 신체를 건드리거나 몸을 밀착시킴을 당함’이 각각 1.8%, 1.4%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남인순 의원은 “초등학생의 경우 신체적 접촉이 잦은 장난으로 인한 것이라 볼 수도 있지만, 조사대상인 4~6학년 학생들은 스스로 스토킹이나 성적 모욕감, 괴롭힘 또는 고의적인 신체접촉을 피해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1년 간 성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피해 장소를 조사한 결과 ‘학교 교실 안’이 43.9%, ‘학교 교실 외 교내 공간’이 19.7%로 학교가 63.6%를 차지해 학교 내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장소는 성별에 따라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남학생의 경우는 ‘학교 교실’과 ‘교실 외 교내 공간’이 78.9%, ‘인터넷 공간’이 2.9%로 나타난 반면, 여학생의 경우에는 ‘학교 교실’과 ‘교실 외 교내 공간’이 47.8%, 사이버(인터넷) 공간이 25.2%로 조사됐다. 인터넷 공간에서 여학생이 남학생의 경우보다 약 9배 높게 나타났다.

가해자와의 관계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사람’이 73.7%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이버상에서 새로 알게 된 사람’과 ‘잘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는 비율이 모두 증가 추세를 보인다.

 

이 경우에도 성별 격차가 두드러져 가해자가 ‘사이버공간에서 새로 알게 된 사람’은 남자 청소년 피해자의 경우 0.9%인 반면, 여자 청소년의 경우는 6.8%, ‘잘 모르는 사람’은 남자 청소년의 경우 6.6%인 반면 여자 청소년의 경우 23.9%로 높게 나타났다.

남 의원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적 괴롭힘이나 성폭력에 여자 청소년들이 취약한 것은 인터넷 외에 스마트폰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채팅방이나 SNS를 통해 무분별한 여성혐오나 여성비하 발언이 확산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학교에서 보다 실효성 있는 성폭력 예방교육과 가해자에 대한 특별교육을 실시하는 것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성평등 인식 제고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 홍보, 그리고 사이버상 성폭력에 대응하기 위한 면밀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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