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생산된 꿀의 75%에서 살충제와 농약 잔류물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유럽, 북미와 아시아에서 생산된 꿀에서 살충제 성분이 가장 많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꿀에서 발견된 살충제 잔류량 수준은 최소한의 안전 기준 이하”라며 꿀벌과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환경문제”라고 말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지는 에드워드 미첼 스위스 뇌샤텔대 교수 겸 흙 다양성 실험실 디렉터가 이끄는 연구팀이 최근 사이언스 지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연구팀이 남극 대륙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대륙에서 생산된 198개의 꿀 샘플을 테스트한 결과, 75%에서 니코틴계의 신경 자극성 살충제인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 성분이 최소 1종 이상 발견됐다. 45%에선 2개 이상의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특히 독일과 폴란드의 샘플은 네오니코티노이드의 최대 잔류 허용치 (MRL)를 초과했고, 일본 샘플은 한계치의 45%에 달했다. 영국 샘플에선 안전 기준 이내인 1.36% 이하의 네오니코티노이드가 검출됐다.

셸, 바이엘사가 개발해 1980년대부터 유럽, 북미 대륙을 중심으로 전 세계 농가에 확산된 네오니코티노이드는 기존 살충제보다 독성이 덜하지만 진딧물 등 해충으로부터 작물을 보호하는데 효과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2006년 미국에서 발생한 꿀벌의 떼죽음을 계기로, 미국 양봉업자들이 네오니코티노이드 성분의 위험성 등을 알리지 않았다며 미국환경보호청을 고소해 논란이 일었다. 2013년 유럽집행위(EC)는 주요 네오티코티노이드 4종의 사용을 금지했으나, 다시 해제하는 등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데이브 고울슨 영국 서섹스대 생물학과 교수는 “꿀을 장기간 섭취하는 것은 혼합신경독소를 꾸준히 먹는 것과 같다”면서도 “현재로선 급성 독성의 정확한 위험성을 예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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