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수향식이 거행되고 있다. 수향자를 중심으로 좌우로 시봉자 봉탁자와 봉반자가 서고 청수자가 선다. 청수자가 앞에 나가고 나머지 일행이 뒤따른다. 청수를 도량에 뿌려 청정하게 하다. 그리고 차를 올리고 꽃을 뿌린다. ⓒ권은주 기자
천년수향식이 거행되고 있다. 수향자를 중심으로 좌우로 시봉자 봉탁자와 봉반자가 서고 청수자가 선다. 청수자가 앞에 나가고 나머지 일행이 뒤따른다. 청수를 도량에 뿌려 청정하게 하다. 그리고 차를 올리고 꽃을 뿌린다. ⓒ권은주 기자

신라 최초의 사찰인 도리사는 개산 1600주년을 기념하며 ‘향(香)문화 대제전’을 23일부터 24일 양일간 개최했다.

23일 법요식을 시작으로 솔바람음악회와 ‘아도화상 헌향재’와 향문화체험, 전통문화체험한마당, 아도화상의 열반지인 ‘금수굴’까지 산행하는 임도걷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아도화상이 신라에 불교와 향을 최초로 전하고 도리사를 창건한지 160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해온 아도문화진흥원은 아도화상과 향에 대한 역사적·종교적 의미를 재조명했다.

신라의 임금에게 아픈 공주가 있어 아도화상이 향을 피워 지극 정성으로 기도를 올리자 성국공주의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불자이든 불자가 아니든 도리사에서 향을 피워 올리고 기도를 하면 병자가 나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유래를 기반으로 전통향의 가치를 복원하고자 도리사에서는 2015년부터 차를 올리는 헌다재에서 헌향재로 바꾸었다.

 

한국향도문화협회 문향 회원이 사찰에서 내려오는 전통적인 향제조법으로 법제한 향을 직지사 주지 웅산스님이 아도화상전에 올리고 있다. ⓒ권은주
한국향도문화협회 문향 회원이 사찰에서 내려오는 전통적인 향제조법으로 법제한 향을 직지사 주지 웅산스님이 아도화상전에 올리고 있다. ⓒ권은주

24일 도리사 경내에서 전통불교의식으로 헌향재가 진행됐다. 최초로 전해진 아도화상의 천년향을 현재로 내려 받는 ‘천년수향식’을 시작으로 천년대향로가 가마에 등가, 등가된 천년향로를 경내를 두루 돌아 아도화상 좌상 전으로 옮기는 ‘천년향 이운식', ‘아도화상 헌향재’ 순으로 ‘한국향도문화협회 문향’ 박희준교수의 집전으로 진행됐다.

이날 웅산스님(직지사 주지·도리사 회주)은 인사말을 통해 “신라 포교를 위해 최초로 세워진 도리사에서 피어나는 향기는 모든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셨던 부처님의 원력이 깃든 자비의 향기”라며 “아도화상의 전법정신을 잇는 한편 사회갈등에도 앞장서 통합에 노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헌향재에는 김장주경상북도행정부지사, 묘장스님(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과 묘봉스님(도리사 주지), 능혜스님(한국향도문화협회 문향 이사장), 유영명(아도문화진흥원이사장) 등 불자와 일반인 200여명이 참석했다.

김장주부지사는 “도리사 개산 1600주년을 맞으며 아도화상이 향과 불교를 전한 뜻을 기리는 헌향재는 종교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행사였다. 불교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가치를 부여하며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개발하는 ‘향’이 문화로 자리 잡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리사와 아도문화진흥원은 사찰 최초로 도리사만의 향인 ‘아도화상 치유의 향’을 만들고 도리사만의 특화된 ‘향기만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구미 도리사는 ‘신라불교 초전법륜지’ ‘신라불교 발상지’ ‘해동 최초가람’ ‘적멸보궁’ 등 다양한 수식어를 가진 천년고찰이다. 신라 제19대 눌지왕 때인 417년 고구려 승려인 아도화상이 불교가 없었던 신라를 포교하기 위해 처음 세웠는데 불교가 527년(법흥왕 14년) 신라의 국교로 정해지기 110년 전의 일이다.

아도화상은 수행처를 찾다가 겨울인데도 복숭아꽃과 오얏꽃이 활짝 핀 모습을 보고 상서러운 땅이라고 보고 모례장자의 시주로 절을 창건하고 복숭아(桃)와 오얏(李)의 이름을 따 사찰이름을 도리사로 정했다.

1976년 세존사리탑 보수공사 중 아도화상이 신라에 불교를 전하러 올 때 모셔온 진신사리가 금동육각사리함(국보 제208호)에서 발견돼 ‘적멸보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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