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 토크콘서트 한국정치 : 마초에서 여성으로에 참석한 홍준표 대표가 눈을 감고 있다. 왼쪽은 주제발표하는 김은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 토크콘서트 '한국정치 : 마초에서 여성으로'에 참석한 홍준표 대표가 눈을 감고 있다. 왼쪽은 주제발표하는 김은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뉴시스·여성신문

양향자 전국여성위원장  “참을 수 없는 분노”

황유정 대변인 “'돼지발정제' 홍대표의 '젠더 폭력' 질문 당연”

추혜선 수석대변인 “기득권 정당화 위한 새로운 혐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오후 당이 주최한 여성정책 토크콘서트에서 또 다시 젠더 의식 부재와 성차별적 인식을 드러내면서 다른 정당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정치: 마초에서 여성으로’라는 제목의 행사에 참석한 홍 대표는 행사 취지가 무색하게 “요즘은 여성이 우월하다”, “트랜스젠더는 아는데 젠더, 젠더폭력은 모르겠다”라고 말하면서 사회적으로 만연한 성차별을 아예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또 “여성들이 국회에 들어오면 싸우기도 잘 싸운다. 남자들은 서로 눈치를 보는데 여자들은 눈치도 안 보고 잘 싸우더라” 라는 등 성차별적 발언들을 쏟아냈다.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은 한술 더 떠 “요즘 세상에 남자가 신체적 물리적으로 강제로 여성을 어떻게 한다던지 남자의 알량한 권력으로 여성을 지배한다는 것은 이미 지나간 일이고 더 이상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우리사회는 성평등을 넘어 여성이 우월적인 지위까지 가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든다. 강월구 선생님의 발언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전국여성위원장은 “여성으로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면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행사에서조차 무지를 드러내며 거리낌없이 여성과 소수자를 모욕하는 홍준표 대표와 자유한국당의 태도는 지켜보는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 위원장은 “홍 대표는 행사 중간에 아예 눈을 감고 조는 모습까지 보였다”고 지적하며 “홍준표 대표가 여성과 소수자에 대해 낮은 인식을 드러낸 것이 한두 번은 아니지만 이런 분이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였고 제2당의 대표라는 것이 진보와 보수를 떠나, 여야를 떠나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홍준표 대표와 자유한국당은 '성인지 교육'을 제대로 받으라”라고 비판했다.

황유정 바른정당 대변인은 “'돼지발정제 사건'을 공공연히 떠들었던 홍대표가 '젠더 폭력'이 뭐냐고 묻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발언”이라면서 “결국 자유한국당의 '한국정치: 마초에서 여성으로'는 목적과는 다르게 비참한 '페미니스트 쑈통'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황 대변인은 “‘여성은 열등하다’ 취지의 성차별 발언을 한 외교부 국장을 조사하듯이 홍 대표를 조사할 수도 없고 참 답답한 노릇”이라며 “홍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서 사회적 문제인 '젠더 폭력'에 무지한 것이 이미, 젠더 폭력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황 대변인은 또 “여성공천에 인색하고 여성의원 비율도 낮은 자유한국당은 이제 홍 대표 덕분에 성인지 지진아로 낙인찍혔다”면서 “자유한국당에 지금 필요한 것은 성인지 특별교육”이라고 말했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자유한국당의 혐오 조장 논란이 연이어 불거지며 후진적 인권의식수준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대변인은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 등 17인이 국가인권위원회법 내 ‘성적(性的) 지향’을 삭제하는 개정 법률안을 발의한 것과, 토크콘서트에서 홍 대표와 류 위원장의 발언을 놓고 자유한국당의 인권 감수성 결여가 심히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 대변인은 이를 기득권을 정당화하기 위한 사회적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70여 년간 자유한국당과 그 전신 세력들은 ‘지역차별’, ‘종북몰이’를 통해 ‘사회적 차별’을 자행하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정당화해왔다. 그리고 그들의 ‘사회적 차별’은 새로운 혐오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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