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 기모띠” 내뱉으며 ‘여성혐오’를 돈 벌이 삼는 그들
“앙 기모띠” 내뱉으며 ‘여성혐오’를 돈 벌이 삼는 그들
  • 강푸름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7.09.19 12:01
  • 수정 2017-09-22 1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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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성상품화를 콘텐츠 삼거나

욕설·폭력 난무하는 영상 多

자극적 콘텐츠로 조회수 높이고

광고 붙여 돈 벌이에 이용

유튜브, 선정·자극적 콘텐츠에

강력 대응방침 내놓아야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일부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영상 창작자)가 성상품화를 콘텐츠로 삼거나 욕설·폭력이 난무하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 ⓒ여성신문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일부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영상 창작자)가 성상품화를 콘텐츠로 삼거나 욕설·폭력이 난무하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 ⓒ여성신문

일부 1인 미디어가 ‘여성혐오’ 콘텐츠 생산의 온상으로 지목받고 있다. ‘갓건배 살해협박 생중계’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이들의 영상을 모니터링하고 대응해야 할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은 제대로 된 후속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여성혐오 크리에이터(동영상을 생산하고 업로드하는 창작자)’에게 강한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 향후 유사 콘텐츠가 우후죽순으로 퍼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정부가 직접 규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튜브는 ‘갓건배 살해협박 생중계’ 사건 직후 해당 방송을 한 유튜버(유튜브 이용자) 김윤태의 계정을 영구 정지시켰다. 갓건배를 향해 원색적 비난을 지속해온 유튜버 신태일도 지난 1일 영구 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이들과 함께 갓건배 계정도 영구 정지를 당했다. 콘텐츠를 통해 여성혐오를 드러내온 신씨와 ‘미러링’(성희롱, 여성비하 등 남성들의 여성혐오 발언을 성별만 바꿔 그대로 따라하는 것)을 통해 여성들이 겪는 성차별 발언을 고발한 갓건배를 같은 부류로 취급하는 것은 적합한 처사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신씨는 김씨와 더불어 혐오·폭력·자학 콘텐츠를 생산해온 이다. 신음소리 강의하기, 산부인과에 장난전화하기, 욕 배틀하기, 소화기 얼굴에 분사하기 등이 그 예다. 신씨는 갓건배를 공격하기 위해 특정 여성의 얼굴과 신상정보를 방송을 통해 유포했고, 김씨는 사건 이후 8일 만에 ‘한물간 갓건배 말고 또 다른 저격할 X 찾는다’는 영상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갓건배는 미러링을 하며 게임 내 성희롱·성차별에 대응해왔다. 그러다 많은 여성들의 호응에 힘입어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1인칭 시점의 총싸움 게임(FPS) ‘오버워치’를 하면서 여성 게이머들이 숱하게 겪어온 성적 비하 발언과 혐오 표현을 성별만 바꿔 남성들에게 돌려줬다. 갓건배 콘텐츠는 게임 내 공고히 지속돼온 여성혐오를 고발하는 역할을 했다.

갓건배는 여성신문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신태일 본인이 말하기를 자신은 폭력적이고 여성혐오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유튜브에서 경고를 당한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제가 한 욕설에 대한 조치는 달랐다. 제 방송은 게임이 위주고, 평소 여성들이 게임 내에서 들어왔던 성희롱·성차별 발언을 성별만 바꿔서 그대로 들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유튜브는 저에게 9개월간 6번의 경고를 줬다”고 털어놨다. 그는 “유튜브에서는 여성을 성 상품화하며 성희롱하는 영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만약 제 채널이 정지당해야 한다면, 여혐 콘텐츠를 생산하는 유튜버들이 제재당하는 게 우선돼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언론과 많은 남성 BJ들이 저를 주목하고 비방하고 있지만 굴하지 않겠다”며 “꿋꿋하게 여성인권을 위한 방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대 독자수를 거느린 일부 남성 BJ(Broadcasting Jockey·개인방송 진행자)의 폭력·선정적 콘텐츠는 특히 문제적이다. 이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방송채널 ‘아프리카티비(TV)’가 엽기·혐오·폭력 콘텐츠의 진원지라는 지적이 많다. “BJ가 꿈”이라고 말하는 초등생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청소년들이 그들의 행위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모방할 수 있어 유해성이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선 살해 협박 사건에서 알 수 있듯 여성혐오는 언제든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한 때다.

BJ들은 생방송을 하며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그 과정에서 ‘별풍선’(돈으로 환산되는 유료아이템)을 유도하기 위해 선정·폭력적인 상황을 연출한다. 방송 이후 BJ들은 영상을 편집해 유튜브에 다시 올린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조회수가 곧 돈으로 환산되는 동영상 플랫폼 안에서 BJ들은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자극적이고 혐오·폭력적인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BJ철구는 악명이 높다. 그는 방송에서 흡연, 욕설, 선정적 언사 등을 일삼기로 유명하다. 방송통신심의위위원회로부터 수차례 권고를 받아 왔지만 개선의 여지는 보이지 않는다. 철구는 과거 여성 출연자에게 ‘삼일한’(여성은 3일에 한 번씩 맞아야 한다는 뜻의 은어) 등의 비하 발언을 하거나 성폭행을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등 각종 여성혐오 행위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별풍선) 518개, 폭동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등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비하해 지탄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아프리카티비는 매번 그를 사면해줬다. 철구는 영구정지 이후에도 아프리카티비 측의 특별사면으로 손쉽게 복귀한다. 심지어 아프리카티비는 지난해 철구에게 BJ대상까지 안겨줬다. 돈을 벌어오는 BJ에게 제대로 된 제재를 가할 리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철구는 현재 아프리카티비 애청자 138만명, 유튜브 구독자 58만명을 보유 중이다.

유해 콘텐츠에 대한 유튜브의 느슨한 제재도 비판 대상이다. 유튜브에서는 선정·폭력적인 영상을 나이에 관계없이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튜브 내 가이드라인이 과연 실효성을 갖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갓건배가 지적했듯이 유튜브가 크리에이터 성별에 따라 차별적 제재를 취하는 점도 문제로 떠올랐다. 한국의 여성혐오 사건·범죄 공론화를 위해 자체적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한 ‘보스플레인’은 “최근 유튜브의 커뮤니티 가이드는 객관성을 잃고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주관적이고 성차별적인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스플레인에 따르면, 유튜브는 여자가 담배를 피는 영상에는 곧바로 경고를 가하지만 남자가 담배를 피는 영상에는 제재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성인용품 리뷰 영상의 경우 여성 크리에이터는 경고 없이 채널이 삭제됐지만, 남성은 제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유튜브 측의 주관적이고 성차별적 조치는 크리에이터와 시청자들의 혼란을 야기한다”면서 “여성혐오 콘텐츠에 대한 안일한 규제가 실제로 심각한 범죄를 초래했음에도 유튜브는 이에 대한 방침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유튜브의 이러한 태도는 여성혐오를 방관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조장하고 심화시키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논하기 위해 구글 코리아에 여러 번 연락을 취했으나 어떠한 답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조치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18일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유튜브에서는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콘텐츠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광고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밖에도 콘텐츠 성격에 따라 연령 제한, 수익 제한 조치 등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복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사용자 계정의 해지 조치는 물론 동일한 사용자가 새로운 계정을 만든 것을 발견했을 때에도 해당 계정을 해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고 판단된 콘텐츠는 삭제하고 반복적으로 위반했을 시 계정을 해지하는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의 살해 협박 사건 이후 여성혐오 콘텐츠에 더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신고를 기반으로 모니터링팀에서 리뷰를 거친 뒤 문제 계정에 경고를 주거나 채널 삭제, 계정 영구 정지 등을 하고 있다”며 다소 안일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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