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입법 펼치기] 이용득 의원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유급휴가 줘야”
[젠더 입법 펼치기] 이용득 의원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유급휴가 줘야”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7.09.05 16:31
  • 수정 2017-09-10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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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성희롱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직장내 성희롱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인터뷰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



직장 내 성희롱 처벌·피해자 보호 강화 등 담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 법률 개정안’ 발의

한국노총 위원장 3차례 등

평생 노동운동 펼쳐

“국회 내 성희롱 사건, 대책 마련 확인하겠다”

 

“직장에서 성차별, 성희롱 문제는 제가 직장 생활하던 80년대랑 별로 변한 게 없어요. 지금이라도 강력한 법이 필요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초선·비례)이 최근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며 직장 내 성희롱 예방과 처벌, 피해자 보호 강화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법안의 개정 내용은 광범위하면서도 구체적이다. 한국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노동자회 등이 참여해 오랜 기간 고민한 결과물이다. 가령 사업주가 성희롱 피해를 입은 근로자의 의사에 따라 유급휴가를 실시하고 심리치료와 상담 지원을 의무화하는 내용도 눈에 띤다.

지난 4일 국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 의원에게 해당 법안의 통과 가능성을 묻자, “성희롱을 당하면 평생 가기 때문에 치유할 시간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사업주가 성희롱 예방 책임과 의무를 게을리한 것이기 때문에 이같은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이 철저히 피해자와 노동자 중심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평생 노동운동가로 살았기 덕분이다. 그는 1986년 한국상업은행 노동조합 위원장, 금융산별노조 위원장 등을 거치고 한국노총 위원장을 세 차례 맡았다. 그러면서 육아휴직제도, 주5일 근무제 도입 등 노동환경의 발전도 이끌어냈다. 그러나 직장 내 성희롱 문제는 수십 년이 흘러도 나아지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이 사회적 약자이기도 하지만 직장 내에서는 더욱 약자일 수밖에 없다”면서 강력한 법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제가 상업은행 다니던 시절 독신인 여성 부장이 있었어요. 부장이 곧은 소리를 하면 주변에서 ‘가시나가 너무 나대지 마라’고 대놓고 성차별 발언을 하는 거죠. 당시 은행이 최고의 직장이었는데도 못 참고 퇴사하더라고요. 작년 11월엔 고용노동부 1급 실장이 여직원을 성추행하는 사건이 있었어요. 직장 내 성희롱을 규율해야 할 부처의 임원의 수준이 그 정도인 거예요. 또 2014년에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비정규직 여성이 성희롱을 당해 문제를 제기했는데 예정됐던 정규직 전환이 안됐어요. 오죽하면 20대에 자살했겠어요.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피해를 보는 게 말이 됩니까?”

그는 한국사회가 경제적 측면에서는 정부 주도로 상전벽해를 이뤘지만 사회적 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단언하면서 이같은 사례를 들었다.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올라갈 동안 사회적 측면의 변화는 1970~80년대와 비교해 바뀌지 않은 증거라고 했다.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를 두고 “남자가 그럴 수 있지 뭐. 유머로 그런 거지, 분위기 잘 맞춘다. 일 잘한다”는 인식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강력한 법도 필요하지만 조직 내부의 변화와 후속대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했다. 조용히 덮고 가면 성희롱 문제는 반드시 재발할 것이라는 거다.

“국회에서도 최근 사건이 있었어요. 양자 간 원만하게 해결됐다면서 가해자 조치는 따로 불필요했다고 덮고 넘어가려고 하다가 노조에서 얘기가 불거지면서 뒤늦게 들통났어요. 일반기업도 아니고 국회 사무처 공무원이다 보니 조직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게 싫은 거예요. 그렇게 미봉책으로 덮고 나면 앞으로 또 재발할 겁니다. 모르긴 해도 예전에도 유사한 사례가 여러 차례 있지 않았겠어요? 조직의 수장이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국회 인사이동 후 후임 사무총장에게 반드시 문제를 환기시키겠습니다.”

 

85년 국내 처음 육아휴직제도 도입

이 의원은 1985년 상업은행에 국내 최초로 ‘육아휴직제도’를 도입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결혼하면 퇴사를 한다는 ‘결혼각서제’를 쓰게 하던 사회 분위기에서 파격적인 제도였다.

“당시 은행에 미혼 여성이 많았어요. 결혼각서제를 쓰고 입사했으니 결혼을 택하기가 쉽지 않죠.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직장을 다니는 입장에서 동생들을 뒷바라지하고 부모를 봉양해야 했으니까요.”

이 의원이 노조의 여성부위원장을 맡고 있던 중 결혼각서제가 폐지됐고, 한 여성 직원이 결혼을 한 후 독일에는 육아휴직제도라는 게 있다면서 우리나라에도 필요하다고 그에게 알려줬다. 노조 위원장에게 추진해보겠다고 말했더니 위원장은 반대는 못했지만 냉소적으로 허락했고, 다른 간부들은 시끄러운 일 만들지 말라고 반대했었다고.

이 의원은 뜻을 굽히지 않고 인사부 대리부터 과장, 차장, 부장, 이사, 상무, 전무, 행장까지 8단계에 걸쳐 설득을 해나갔다. 한명씩 힘겹게 설득해 올라가다가보면 번번이 반대에 막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리스신화에서 시지프스가 오르막에서 돌을 굴려 올리는 듯 것 같았다고. 전무까지 통과하는데 10개월이 걸렸다. 이후 다른 은행들이 도입하고, 이어 대기업 노조들이 도입을 주도했다. 그는 이처럼 노조가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다시 직장 내 성희롱 문제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법 이전에 직장 문화가 바뀔 수 있도록 양대노총이 앞장섰으면 해요.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2018년도 제1과제로 성차별 해소와 성희롱 방지, 인식변화, 엄중처벌을 주도했으면 해요.”

 

법안명: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취지: 직장 내 성희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2차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지만 현행법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 성립 요건을 고용상 불이익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 또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나 필수적 교육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실효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어 이를 개선하고자 함.

내용: △직장 내 성희롱 정의규정에서 불이익의 범위를 고용뿐만 아니라 근로조건 상의 불이익까지 포괄 △성희롱 예방교육을 매년 실시 △예방 교육의 내용에 성희롱 개념과 성희롱 발생 시 고충처리 절차 및 피해자 보호 조치 명시 △성희롱 예방 교육기관 지정 취소요건 강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신속한 조사 절차 개시 및 조사 결과 통보 △고객에 의한 성희롱 발생 시 피해근로자에 대한 접근금지 및 유급휴가 조치 등 보완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력

△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 1986년 한국상업은행 노동조합 위원장 △1998년 금융노련 위원장, △2004년~2008년 한국노총 위원장, 금융산별노조 위원장 등 △2011년 한국노총 위원장 △2012년~ 민주통합당, 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등 △2015.12~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 위원장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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