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지회·1000명 회원

이끄는 중국 여성 경제인

웨딩산업·교육업계서 두각

‘아시아 500대 브랜드’ 선정

한국 업체와 합작도 추진

 

“한국의 음식문화를 수입해 중국에 소개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교육, 미용, 패션 업체와도 합작하고 싶다.” 한국을 찾은 지앙야비(50) 쿤밍시 여기업가협회 회장은 최근 한성식품을 방문한 뒤 바로 수입과 수출 논의를 시작했다. 한성식품 뿐만이 아니다. 로드 앤 테일러 등 예복 업체와는 이미 본격적인 합작 절차에 들어갔다고 했다. 중국이 한국에 이른바 ‘사드(고고도미사일체계·THAAD) 보복’을 하고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지앙야비 회장은 거침이 없었다.

지앙야비 회장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서울지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여기업가협회 회원들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쿤밍시 여기업가협회는 중국 민정국이 허가한 쿤밍시 유일의 여성 사단법인이다. 15개 지회, 회원 1000여명의 규모로 여기업가협회는 회원사가 역량을 키우고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한편, 회원사와 정부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도 하고 있다. 회원 역량 강화를 위해 칭화대과 연계해 맞춤형 경영 교육도 제공한다. 특히 중국 내에서 처음으로 여성창업보육센터를 세워 여성 초기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에서 여성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여성경제인협회 서울지회는 이 점에 주목해 쿤밍시 여기업가협회와 교류를 시작했다. 여기업가협회는 여성 경제인의 경영활동을 지원한다는 점에선 한국 여성경제인 단체와 취지가 비슷하다. 하지만 이곳에선 우수 회원을 중국 인민대표로 추천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는 점이 다르다. 인민대표대회는 의사결정기관으로 의회라고 할 수 있다. 지앙야비 회장도 쿤밍시 인민대표대회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정·재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지앙야비 회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운남시즌롱웨딩문화산업집단과 운남아이지엔교육집단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며 중국 웨딩업계와 교육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앙야비 회장은 1989년 운남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법관으로 3년간 일했지만 “엄격하고 딱딱한 조직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은” 마음에 2000년 초반 경영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지난 15년 동안 중고등학교를 세웠고, 웨딩업계 인재 양성을 위해 운남대학교와 함께 웨딩관리학과를 개설했다. 특히 웨딩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중국상무부와 중국호텔협회가 수여한 ‘중국금메달피로연상’을 수상하고, 2015년엔 ‘중국 웨딩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그는 “교육과 웨딩산업은 모두 다른 이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분야에 종사한다는 점이 자랑스럽다”며 “소비자가 만족하고 동종 업계에서도 인정받아 최근 아시아 500대 브랜드로 선정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은 여성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인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여야 국가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정부도 여성의 경제활동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기업을 위해 정부가 최대 200만 위안(한화 약 3억4000만원)을 빌려주는 것도 이 일환이다. 이자도 일부 정부가 지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인 편견은 여전히 여성들의 경제활동에 제약이 된다고 지앙야비 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아직도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다. 무엇보다 남성들이 ‘여성들이 더 많은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바꿔야 여성이 남성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면서 “남성들이 생각을 바꿔 여성들이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앙야비 회장은 한국 여성기업과 중국 여성 기업이 단순한 친목을 넘어 수출 교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는 “중국 정부에서도 부녀창업투자회사를 만드는 것이 어떻냐는 제안이 있었다”면서 “여경협 서울지회 협회사와 합작하면서 서로 수출과 투자를 할 수 있는 관계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앙야비 쿤밍시 여기업가협회 회장과 회원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지앙야비 쿤밍시 여기업가협회 회장과 회원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지앙야비 회장과 함께 한국을 찾은 여기업가협회 회원들도 한목소리로 한국기업과의 적극적인 교류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여성기업인과 수출 교류 및 협력 증진 간담회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서울지회 창립 18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비시아오펀씨는 “한국에 와서 많은 것을 수확하고 간다”면서 “한국기업과 합작을 하는 등 비즈니스적으로 교류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여성창업보육센터 부회장인 양후이씨는 “양국의 여성기업가들이 교류할 수 있어 좋았다”며 “한국 등 해외의 훌륭한 사업 등을 중국 내로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안과병원 프랜차이즈 기업을 운영하는 두안즈후안씨는 “현재 한국기업과 합작을 진행하고 있고, 의학박사들과도 교류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심도있는 합작을 진행하고 싶다”며 “의학 교류를 늘리고 선진적 한국 의료장비를 중국으로 가져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지앙야비 쿤밍시 여기업가협회 회장

·1967년생

·운남대학교 로스쿨

·쿤밍 인민대표대회 대표

·운남성웨딩산업협회 회장

·운남시즌롱웨딩문화산업집단 대표이사

·운남아이지엔교육집단 대표이사

·운남 관광직업대학교 객좌교수

·2005년 운남성장 표창

·2015년 ‘중국 웨딩계 올해의 인물’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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