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 직원들이 회사가 아닌 스마트워킹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직원들이 회사가 아닌 스마트워킹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 전 계열사 ‘유연근무제’ 실시 

카드사와 캐피탈 등 제2금융권까지 확산 

경직된 조직문화로 정시출근이 당연시 여겨졌던 금융권에서도 ‘유연근무제’ 도입 바람이 불고 있다. 일·가정 양립에 대한 중요성과 직원의 개인 시간 또한 회사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이 같은 분위기가 금융업계 전체로 확대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신한금융그룹은 오는 9월 1일부터 전 계열사가 유연근무제를 동시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7월 신한은행이 국내 은행권 최초로 재택근무, 자율출퇴근제를 포함한 ‘스마트근무제’를 도입한데 이어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전 계열사가 동시에 유연근무제를 실시한다.

앞서 8월초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그룹경영회의에서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도 행복할 수 있다”며 모든 그룹사가 유연근무제에 동참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신한금융은 ‘일과 생활의 균형’ ‘좋은 일터 만들기’를 목표로 전 그룹사 직원 2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자율출퇴근제’를 우선 시행한다.

자율출퇴근제 외에도 각 계열사별로 맞춤 유연근무제를 도입한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야근이 불가피한 펀드관리팀의 야간 근무자를 대상으로 익일 출근시간을 오후 1시로 조정하는 ‘변형근무제’를 시행한다. 신한캐피탈은 임신한 여직원,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육아기 단축근무제’와 휴일 근무자에게 별도 휴가를 부여하는 ‘휴일대체 근무제’를 실시한다.

신한데이타시스템은 ICT업계의 장시간 근로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 정시 퇴근하는 Relation Day 운영과 함께 저녁 6시에 PC-off를 하는 ‘셧다운 캠페인’을 진행하고, 휴가사용을 의무화하는 ‘리부팅 휴가’를 도입한다. 신한아이타스도 야간 근무자의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해당 직원들이 익일 오후 1시에 출근하는 ‘탄력근무제’를 실시한다.

이번 신한금융그룹 전 계열사 유연근무제 동시 시행은 조용병 회장의 확고한 신념이 반영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조 회장이 은행장으로 재임 중이던 지난해 7월 신한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도입한 스마트근무제는 자율출퇴근제, 스마트재택근무, 스마트워킹센터 근무로 세분화 돼 현재 정착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회장은 “스마트근무제를 통해 직원의 행복 뿐 아니라 디지털시대에 맞는 유연한 사고가 가능해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아 그룹 전 계열사가 동시 시행하게 됐다”며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효율적인 근로 문화를 정착시켜 직원들이 행복한 조직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신한은행에서 처음 시작된 유연근무제는 현재 KB국민·우리·IBK기업은행 등으로 번져 최근엔 카드사와 캐피탈 등 제2금융권까지 확산됐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또한 지난달 1일부터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디지털·신사업·브랜드 본부에서 근무하는 400여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출퇴근과 점심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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